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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3대 핵전력 추가 개발” 위협

입력 | 2024-06-24 03:00:00

北-베트남 순방뒤 핵증강 의지
“잠재적 적들, 핵문턱 낮추려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북한과 베트남을 차례로 순방한 직후 ‘3대 핵전력’ 개발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보유한 사용 가능한 핵탄두는 올 1월 기준 4380기로, 미국보다 600여 기 많다. 세계 최대 핵보유국임에도 ‘힘의 균형’을 명분으로 내세워 핵개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군 사관학교 우수 졸업생 축하 행사에서 “전 세계 힘의 균형을 유지하고 전략적 억지력을 보장하기 위해 3대 핵전력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대 핵전력은 육해공에서 핵탄두를 발사시킬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를 일컫는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 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가 16일 공개한 2024년도 세계 핵무장 연감에 따르면 러시아는 세계 1위 핵무장 국가로, 전 세계 핵탄두 재고량 1만2121기 중 5580기를 보유하고 있다. 사용 가능한 핵탄두는 4380기다. 미국이 보유한 핵탄두 총량은 5044기이고, 이 중 3708기가 사용할 수 있는 탄두로 집계됐다.

푸틴 대통령은 20일 아시아 순방을 마치며 연 기자회견에서 “잠재적 적들이 핵 사용의 문턱을 낮추는 것과 관련된 새로운 요소를 연구하고 있다”며 ‘핵 교리’ 수정을 시사했다. 현재 러시아 핵 교리는 핵무기 공격이나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재래식무기 공격에 대응할 때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시아 하원 군사위원장도 23일 “도전과 위협이 커진다면 핵무기 사용 시점과 결정 절차에 대한 기준을 변경할 수 있다”고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 중심의 서방 안보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응할 ‘유라시아 안보 체계’ 창설 구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21일 “유럽연합(EU)과 나토를 포함한 모든 측과 유라시아의 평등하고 불가분의 안보 문제를 협의할 의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달 14일 “유라시아에서 외국 주둔군을 점차 줄여 나가고 새로운 양자·다자 집단안보 시스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때”라고 주장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