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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인에 ‘한줄기 빛’? …모발 가늘어지는 메커니즘 발견

입력 | 2024-06-24 09:09:00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탈모인들에게 ‘한줄기 빛’이 될 수 있을까.

탈모의 대표적 전조 증상 중 하나인 머리카락 가늘어짐의 생물학적 작용원리를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 Plos One)에 이를 발표한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의 연구진은 머리카락을 만드는 피부 기관인 모낭을 강화하는 약물을 시험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이 연관성을 발견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통합 스트레스 반응(ISR)이라는 메커니즘을 과도하게 활성화하면 모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ISR은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규칙적인 활동을 일시 중지하고 스트레스에 적응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휴면 상태로 전환 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모낭 세포는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아 성장 속도가 느려진다. 그러나 IRS가 과도하게 활성화하면 세포 사멸을 유발하여 모발 성장을 늦추는 수준을 넘어 멈출 수 있다. 따라서 ISR의 과도한 활성화를 막는 방법을 찾으면 탈모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고 연구진은 보고 있다.

주 저자인 탈빈 푸르바 박사는 “이 경로의 활성화가 탈모 환자의 모발 성장을 제한하는 데 중요한 생물학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매우 희망적이며, 이는 이를 표적으로 삼으면 새로운 치료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푸르바 박사와 동료들은 탈모 환자의 ISR 활동을 연구해 이것이 모낭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명확하게 파악하려 한다.

공동 저자인 데릭 파이는 “현미경으로 모낭을 관찰하면 사람이 달라도 모낭에서 나타나는 반응은 놀라울 정도로 일관적”이라며 탈모를 예방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앞서 지난 2022년 일본 요코하마국립대학교 연구팀이 모낭을 시험관에서 줄기세포로 배양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한편 국내 탈모 인구를 정확히 집계한 자료는 없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탈모증으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7년 21만4200명, 2018년 22만4800명, 2019년 23만2700명, 2020년 23만350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2020년의 경우 성별로는 남성 13만3200명, 여성 10만300명이고 연령별로는 30대 5만1800명, 40대 5만100명, 20대 4만8300명 등이었다.

이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원형탈모증, 안드로젠탈모증, 흉터탈모증, 기타 비흉터성 모발 손실 환자 수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노화·유전 요인에 따른 경우까지 고려하면 실제 국내 탈모 인구는 더욱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 대한탈모학회는 국내 탈모 인구를 약 1000만 명 즉, 국민 5명 중 1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