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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사과해” 학생 다툼 지도한 교사에 돌아온 건 ‘아동학대’ 고발장

입력 | 2024-06-24 13:12:00

ⓒ News1 DB


최근 전북 군산시의 한 중학교 교사 2명이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학생 간 다툼을 중재하는 과정에서 사과를 강요했다는 게 그 이유다. 게다가 최근 경찰이 그중 한 교사를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전북교총은 물론이고 전북교육청도 “정당한 생활지도를 아동학대 혐의로 적용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오준영 전북교총 회장은 24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 브리핑을 갖고 “최근 전북의 한 중학교 교사 2명이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됐고, 그중 1명이 송치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 교사는 학생 간 다툼에 대해 사과지도를 한 게 전부다. 경찰의 결정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북교총에 따르면 지난 3월 전북 군산시의 한 중학교 1학년 교실에서 학생 간 욕설이 오가는 다툼이 발생했다. 이에 해당 교사들은 “서로 잘못이 있으니 사과하고 끝내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당시 욕설을 들은 학생은 사과하는 것을 거부했고, 이 학생 학부모는 담임교사와 가해 학생 담임교사 등 2명의 교사를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해당 교사들을 지난 4월 초 2차례 소환해 조사했다. 그리고 최근 해당 교사 중 1명을 최근 아동학대 혐의로 군산지검에 송치했다. “너도 가해자가 될 수 있어”라는 말을 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앞서 서거석 전북교육감이 ‘아동학대가 아니다’는 의견서를 전달했지만, 경찰의 판단을 바꾸지는 못했다.

현재 해당 교사는 이 같은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오준영 전북교총 회장은 “이 사건을 아동학대 혐의로 인정한 군산경찰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면서 “고 서이초 교사가 순직한 이후 1년간 교권 5법 개정과 제도 정비를 통해 이뤄낸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법령조차 아동학대처벌법을 넘어설 수 없는 것인가”라며 성토했다.

해당 교사 역시 “매우 상식적이고 일상적인 생활지도가 왜 아동학대로 판정이 됐는지 경찰에 묻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단 이틀간 진행된 생활지도였으며, 지도가 이뤄진 장소는 1학년 교무실이기 때문에 학대의 요인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최성민 전북교육청인권센터 교권전담 변호사는 “정당한 생활지도가 아동학대로 인정되면 어느 누구가 교육적 행위를 할 수 있겠냐”면서 “경찰이 이번 사건을 정서적 아동학대로 보고 검찰에 송치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교사 보호를 위해 앞으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편 군산교육지원청 교육장과 오준형 전북교총 회장은 이날 오후 군산경찰서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전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