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의원 “특정 후보 세력의 ‘투표 인증샷’ 강요에 두려움 느껴”
제11대 서울특별시의회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돼 국민의힘 시의원들 간 내홍이 일고 있다.
서울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19일 의원총회를 열고, 후반기 국민의힘 의장, 부의장 및 대표의원 후보자를 선출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모 시의원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의장 후보에 출마한 A 의원 캠프 관계자들이 일부 의원들을 상대로 A 의원을 찍을 것을 권하며, A 의원에게 기표한 인증샷을 강요하는 행위를 벌였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서울시의장은 상임위 예산 권한이 막강하기 때문에 잘못 찍혔다가는 예산도 못받게 될까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1차, 2차(결선) 때 모두 A 의원을 찍은 의원은 성골, 1차 혹은 2차 중 한 번만 찍은 의원은 진골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투표 당시 핸드폰을 회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특정 후보에 기표한 것을 찍어 공유하면 이는 비밀투표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다.
2022년 경북 경산시의회 의장 선거에서도 일부 시의원들이 특정 후보를 지원하기로 짜고 투표 관리를 방해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기소돼 4명이 처벌받은 전례가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