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보낸 대남 오물풍선에는 심각한 생활난을 보여주는 생필품 쓰레기부터 금지 물품으로 규정된 해외 유명 상표와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진 상품, 그리고 중죄로 여겨지는 훼손된 김정일·김정은 우상화 문건 일부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통일부는 지난 4일부터 11일 사이 수집된 북한의 오물풍선 70여 개를 분석한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풍선에 매달려 온 쓰레기는 일정한 크기의 폐종이·비닐·자투리 천 등 급조한 것으로 보이는 소위 ‘살포용 쓰레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페트병의 경우 라벨과 병뚜껑을 제거해 상품 정보 노출을 방지한 흔적도 있었다.
통일부는 지난 4일부터 11일 사이 수집된 북한의 오물풍선 약 70여 개 분량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24일 공개했다.(통일부 제공)
그러나 이중에서는 북한 내부의 열악한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쓰레기들도 많이 식별됐다. 몇번씩 기워 신은 양말, 옷감을 덧대어 만든 장갑과 마스크, 구멍 난 유아용 바지, 발가락이 훤히 보이는 유아용 양말 등이 그것이다.
통일부는 지난 4일부터 11일 사이 수집된 북한의 오물풍선 약 70여 개 분량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24일 공개했다.(통일부 제공)
통일부는 지난 4일부터 11일 사이 수집된 북한의 오물풍선 약 70여 개 분량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24일 공개했다.(통일부 제공)
북한은 형법 제64조 등을 통해 ‘수령 교시 문건 훼손’ 행위를 최대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중죄로 여기고 있는데, 내부적으로는 이 형법이 큰 효력이 없거나 의도적으로 북한 사회 분석에 혼선을 주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통일부는 지난 4일부터 11일 사이 수집된 북한의 오물풍선 약 70여 개 분량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24일 공개했다.(통일부 제공)
북한은 남한 내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맞대응한단 이유로 지난달 28~29일과 이달 1~2일, 8~9일, 9일 밤 등 4차례에 걸쳐 모두 1600개가 넘는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날려 보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