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무기한 휴진을 중단하고 정상진료에 들어간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6.24/뉴스1
서울의대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을 발표한 지 닷새 만에 이를 번복하면서, 세브란스,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은 물론 개원의 중심의 대한의사협회 휴진 계획에도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다음달 4일 일주일간 휴진에 돌입한다. 울산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관계자는 “휴진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며 “정부는 전공의들에 대해 (행정처분 소급 취소 등을) 언급하지 않는 등 진정성 있는 태도를 (의료계에)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휴진에 들어가도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는 유지하기로 했다.
오는 27일 무기한 휴진을 예고했던 연세대의대 비대위는 아직 내부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연세대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 관계자는 “서울의대의 무기한 휴진 중단은 중요한 의료계의 변화”라며 “자세히 맥락과 내용을 파악한 후 비대위 내부회의 및 필요하다면 전체교수님에게 물어보고 그 뜻에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예단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서울성모병원 등 가톨릭의대 교수들은 전날(23일)까지 무기한 휴진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가톨릭의대 교수 비대위도 25일 총회를 열고 휴진 여부 등에 대해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의대 교수들도 의협이 무기한 휴진을 강행해도 참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 내과 교수는 “2~3일 만에 예약된 환자 일정을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서울대병원 무기한 휴진을 두고, 환자들, 시민단체들 등의 비판이 거세서, 어느 누구 하나 먼저 나서서 ‘집단휴진을 하자’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다음달 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1000명 규모의 환자 총궐기대회를 개최한다. 이날은 서울아산병원이 ‘1주일 휴진’을 시작하는 날이다. 또 다른 환자단체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도 외국 의사 수입, (휴진 의료진) 고소 및 고발 등을 언급하며 의사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의협은 지난 22일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첫 회의를 열고 향후 투쟁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는 임현택 의협 회장이 지난 18일 총궐기대회에서 언급한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은 안건에 올라왔지만, 만장일치로 결정을 내리는 올특위의 규칙상 논의가 다소 지연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구 소재 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일반의(GP)는 “의대 정원 증원이 대법원에서 확정된 만큼, 무기한 휴진을 이어나갈 명분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의협 내부에 정부와 소통할 수 있는 조직(올특위)이 꾸려진 만큼, 이제는 집단 휴진보다는 대화를 통해 해결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