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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가정집에 우주쓰레기 날벼락… NASA에 손배소

입력 | 2024-06-25 03:00:00

“주택 파손” 1억1000만원 소송
우주쓰레기 1억3100만개 추정
“2년에 1번꼴 인명 피해 우려” 경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공개한 알레한드로 오테로 가족의 집을 파손시켰던 우주 쓰레기. 사진 출처 NASA 홈페이지



미국의 한 가정이 우주에서 떨어진 잔해로 피해를 봤다며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에 소송을 걸면서 ‘우주 쓰레기(space debris)’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우주 개발 경쟁이 치열한 데다 민간 주도 사업까지 활발해지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우주 쓰레기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 사는 알레한드로 오테로 가족은 “올 3월 하늘에서 떨어진 우주 쓰레기로 주택이 파손됐다”며 나사를 상대로 8만 달러(약 1억1000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우주 쓰레기는 2021년 나사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배터리를 교체하며 버린 2.6t짜리 배터리 부품의 일부로 알려졌다. 나사는 해당 부품이 대기권으로 진입하며 타버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일부가 지상으로 떨어져 위험을 초래한 것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ISS나 인공위성, 우주선 등에서 나오는 우주 쓰레기는 1957년 인류가 최초의 인공위성을 발사한 뒤로 지속적으로 생성돼 왔다. 전문가들은 특히 최근 민간 기업들이 우주 개발에 참여하면서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이스X는 2020년부터 지금까지 5000개 이상의 위성을 발사했으며, 앞으로 5년 동안 약 4만 개를 추가로 쏘아 올릴 예정이다.

유럽우주국(ESA)은 지난해 6월 기준 지구 주변을 돌고 있는 우주 쓰레기가 무려 1억3100만 개가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크기가 10cm 이상인 것도 약 3만6500개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런 우주 쓰레기들이 지상으로 떨어질 경우다. 총알보다 10배가량 빠른 시속 3600km로 지구를 도는 우주 쓰레기가 미처 연소되지 않고 떨어지면 심각한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지난해 미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2035년까지 대기권으로 진입한 잔해로 인해 2년에 한 번꼴로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다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우주 쓰레기로 민간이 입을 피해를 보상할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테로 씨의 변호사인 미카 응우옌 워디는 성명에서 “최근 우주 교통량 증가로 우주 쓰레기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번 소송이 각 정부가 우주 쓰레기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대한 법적 선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