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보 유출 우려 중국산 못써 美도 중국산 금지… 드론 조달 어려워 대만 ‘中 드론공격 대비’ 내달 훈련
미국과 대만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대만해협에 무인기(드론) 수천 기를 띄워 섬 접근을 막는 이른바 ‘지옥도(hellscape)’ 작전을 준비하고 있지만, 대규모 드론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 세계 드론 공급망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은 다음 달 최대 규모의 군사연습인 한광(漢光·Chinese Glory)훈련에 드론 대응 훈련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작고 저렴한 군사용 드론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전 세계에 그 위력을 알렸다. 다만 드론 공격이 효과를 거두려면 대규모 물량 공세가 필수적이다. 영국의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도 한 달에 약 1만 개의 드론을 소모하고 있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 주로 미국산 드론을 사용했다. 하지만 결함이 많고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점차 중국 최대 드론 업체 다장이노베이션(DJI) 제품에 의존하기 시작했고, 중국산 부품을 가져다 직접 생산도 하고 있다. 실제 DJI는 전 세계 드론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대만과 미국은 이미 드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 국무부는 19일 대만에 미사일과 드론 등 3억6000만 달러(약 5000억 원) 상당의 무기를 판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는 자폭 드론으로 알려진 스위치블레이드 드론 720대, 탄두를 장착한 알티우스 291대가 포함됐다. 미 싱크탱크 카토연구소의 에릭 고메즈 선임연구원은 “(대만처럼) 재보급이 쉽지 않을 경우 분쟁이 시작되기 전에 최대한 많은 물량을 비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만은 양안의 군사 긴장에 맞서 다음 달 22일 열리는 연례 합동군사연습인 한광훈련을 실전과 가까운 형태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훈련에는 중국 본토에서 2km 떨어진 최전선 진먼다오 방어를 위해 중국의 드론 공격에 대응하는 연습이 포함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