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적정 최저임금’ 설문 조사 시급 1만1000원, 11.6% 오른 액수… 고물가로 실질임금 줄어든 영향 “특수고용직도 최저임금 적용을” 경영계는 임금 동결-삭감 주장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직장인 10명 중 7명(67.8%)은 내년 최저임금이 월 230만 원을 넘어야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사단법인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5월 31일∼6월 10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2025년 적정 최저임금’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응답자 40.4%는 적정한 내년 최저임금으로 ‘월 230만 원’을 꼽았다. 시급으로 계산하면 약 1만1000원에 해당한다. ‘월 251만 원’과 ‘월 272만 원 이상’이 적정하다는 응답도 각각 16.5%, 10.9%였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860원으로 월급(209시간)으로 환산하면 206만740원이다. 이번 설문에서 응답자의 67.8%가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1.6% 이상 올려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는 최근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면서 근로자의 실질임금이 낮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올 3월 근로자 1인당 실질임금은 352만 원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0.2% 감소했다. 연간으로도 물가가 명목임금보다 더 오르면서 2022년(―0.2%), 2023년(―1.1%) 2년 연속 실질임금이 감소했다.
이번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88.5%는 “물가 인상으로 사실상 임금이 줄었다”고 답했다. 생계형 부업을 하는 직장인도 많았다. 추가 수입을 위해 다른 일을 병행한 적 있다는 응답자 412명에게 그 이유(복수 응답)를 물었더니 53.2%가 “물가 상승으로 생활비가 부족해서”라고 답했다. 52.9%는 “월급만으로는 결혼, 노후 등 인생 계획 수립이 어려워서”라고 했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경영계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직장인들은 이미 물가 인상으로 인한 실질임금 삭감을 경험하고 있다”며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업종별로 차별 적용하는 건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가속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