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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기후기금 인증 획득… 취약지역 아동-주민 지원 사업 확대”

입력 | 2024-06-26 03:00:00

[나눔 다시 희망으로] 세이브더칠드런
2019년 국제인증기구 지위 획득… 국제개발 NGO 중 유일하게 선정
바누아투서 기후변화 적응 사업… 라오스에서는 보건 사업도 펼쳐
녹색기후기금 확대에 기여할 것



캄보디아 톤레 삽 호수 근처의 수상학교 아동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지난해 7월 인천 송도에서 제36차 녹색기후기금(GCF) 이사회가 열렸다. 녹색기후기금은 선진국과 개도국이 ‘공동의 그러나 차별화된 책임’에 따라 각국이 능력껏 온실가스를 감축하기로 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기반해 2010년에 설립한 국제기금이다. 이산화탄소 절감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사업에 기금을 투자하고, 투자한 자금이 잘 운용되는지 평가하는 역할을 한다.

오랜 기간 기후 위기로부터 가장 취약한 지역의 아동과 주민을 대상으로 사업을 이어온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2019년 11월 녹색기후기금의 국제인증기구 지위를 획득했다.

강민지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사업부문장은 “녹색기후기금은 세계 최대 규모의 기후 기금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 기금으로 기후 위기에 직면한 아동과 주민을 위한 규모 있는 사업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뤄내고 있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어떻게 녹색기후기금 인증을 받을 수 있었나?

“세이브더칠드런 호주는 세이브더칠드런을 대표해 2019년 11월 14일 국제인증기구의 지위를 획득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폭염, 가뭄, 홍수, 폭풍우와 같은 기후 재난으로 인한 피해 복구뿐만 아니라 아동과 주민이 기후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역 주민 조직 활동, 역량 강화, 지역 인프라 보강 및 구축 등을 지원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기후변화에 가장 영향을 덜 주면서도 가장 많은 피해를 받는 전 세계 취약 지역의 아동과 주민을 위해 활동을 펼쳐온 전문성이 있다. 또 개발도상국 정부와 원활하게 협력해 왔던 점, 분쟁 지역이나 기후 취약 지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러한 강점으로 효과적이고 빠른 기후 행동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인증에 큰 역할을 했다.”



―녹색기후기금 사업과 세이브더칠드런의 목표인 아동을 구하는 것은 어떻게 연결되나?

“우리의 국제 사업 현장에서는 해수면 상승으로 삶의 터전을 잃거나, 예측이 어려워지는 강수 패턴과 가뭄의 지속으로 식량 위기·기아에 직면하거나, 반복되는 홍수와 산사태로 목숨이나 건강을 잃는 등 취약한 상황에 놓인 아동과 가족을 마주하게 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국제개발 NGO로서 유일한 녹색기후기금 인증기관으로 지난 105년간의 역사와 경험, 현장의 전문성을 갖고 있다. 기후기금을 통해 기후 위기에 직면한 아동과 주민을 위한 사업을 펼쳐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냄으로써 미래 세대인 아동을 위해 어떠한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지 그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또 현장에서 마주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후기금에 전함으로써 기후 위기에 취약한 지역에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시의적절하게 지원이 이뤄지도록 도울 수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녹색기후기금의 국제인증을 받은 것은 환경 분야에 주력하지 않는 국제개발 NGO 중 최초이자 유일하다. 해당 사업을 담당하는 채은지 국제사업3팀장은 “글로벌 기관으로서 오랫동안 이어온 활동의 역사와 경험, 현장의 전문성이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전한다.



―기후 재난의 시대, 녹색기후기금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2015년 파리협정은 2020년 이후 적용할 새로운 기후변화 체제 수립을 위한 합의문이다. 지구 온도의 상승분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2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협정 체결 이후 녹색기후기금은 지금까지 누적 지원액 139억 달러(약 19조3349억 원) 규모, 총 253개 사업을 승인했다. 사업의 46%가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한 사업에, 54%가 기후변화에 적응을 위한 사업에 투자하는 등 감축 목표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29억 tCO₂eq(이산화탄소 환산 톤) 감축하고 약 10억 명이 직·간접적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녹색기후기금의 인증기구 선정 방법은?

“녹색기후기금의 기금을 확보해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인증기구 지위를 획득해야 한다. 녹색기후기금 인증기구는 크게 국제인증기구와 직접접근기구로 구분된다. 국제인증기구는 다양한 국가를 위한 사업을 기획하고 수행할 수 있고, 직접접근기구는 주로 개발도상국 정부 부처나 정부 관련 기관으로 구성돼 해당 국가에서의 기후변화 적응, 탄소 감축을 위한 사업 혹은 이를 위해 선제돼야 하는 정책 개발과 같은 역량 배양 사업을 한다. 녹색기후기금 인증을 위해서는 기후 사업 수행 역량, 사업 실적, 환경과 젠더 등의 기관 관련 정책의 완결성,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기금 관리의 투명성과 위험관리 역량 등이 요구된다. 수년에 걸친 엄격한 심사가 이뤄지는데 사무국과 독립 인증 자문 패널의 검토를 거쳐 녹색기후기금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을 한다.”

채 팀장은 기후 위기는 곧 아동 권리의 위기라고 강조한다. 그는 “아동은 기후 위기에 영향을 준 것이 거의 없지만 가장 큰 피해를 받는다. 또 불안한 기후 환경에서 가장 오래 살아가야 하는 주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앞으로도 아동을 위한 기후 행동을 선도하는 기관으로서 기후기금의 생태계에서 아동의 기본 권리를 보장하는 한편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환경을 위해 투자가 지속되고 확대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현재 세계에서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 중 하나인 남태평양의 바누아투에서 3200만 달러(약 445억 원) 규모의 주민 주도형 기후변화 적응 사업을,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기상 현상으로 보건 시설이 붕괴한 라오스에서 2800만 달러(약 389억 원) 규모의 보건 사업과 기후 회복력 복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기후 위기로 인한 취약한 환경에서 학습권을 침해받는 아동을 위해 남수단, 통가, 캄보디아 등지에서 5000만 달러(약 695억 원) 규모로 아동 교육 분야 지원과 지역사회를 위한 기후 회복탄력성 구축 사업(BRACE)을 기획 중이다.

이 사업들은 모두 ‘처음’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바누아투 사업은 녹색기후기금이 처음으로 한 국가를 대상으로 지역 주민이 주도하는 적응 사업이다. 특히 라오스 보건 사업과 교육 분야의 기후 회복탄력성 구축 사업은 아동과 지역민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보건과 교육 분야의 첫 투자로 녹색기후기금 확대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신아 기자 s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