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한미 ‘밤 끝으로의 여행’展 국내외 32명의 작품 100여점 선봬
검바이크로메이트 인화법으로 회화 같은 효과를 낸 에드워드 스타이컨의 ‘플랫아이언 빌딩’(1904년). 뮤지엄한미 제공
미국 뉴욕의 상징적 건물 중 하나인 ‘플랫아이언’. 1904년 룩셈부르크 출신 미국 사진가 에드워드 스타이컨은 우뚝 솟은 이 빌딩을 안갯속으로 사라질 듯 희미하게, 그리고 한가운데로 가로수의 나뭇가지가 팔을 뻗듯이 겹친 모습으로 묘사한다. 비가 내려 축축한 길 위로는 조명만 반짝인다. 분주했던 도시가 마치 잠에 빠져든 것 같은 광경은 인상파 화가의 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플랫아이언 빌딩’(1905년), 이 작품은 작가가 회화처럼 사진에 감성을 담은 ‘픽토리얼리즘 운동’을 알린 역사적 의미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폴 앨런이 소장했던 원본이 2022년 경매에서 100억 원이 넘는 가격에 팔려 주목받은 ‘플랫아이언 빌딩’의 다른 버전이 서울 종로구 뮤지엄한미 삼청에서 열리는 기획전 ‘밤 끝으로의 여행’에서 전시되고 있다. 이 전시는 ‘밤’을 주제로 국내외 32명의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 뮤지엄한미에 전시된 ‘플랫아이언’은 1906년 사진 잡지에 싣기 위해 만든 인쇄본이다.
밤의 곤충을 포토그램으로 포착한 자나 브리스키의 ‘후드 사마귀 #1, 보르네오’(2019년). 뮤지엄한미 제공
전시는 1900년대 초반 고전 작품부터 동시대 국내외 작품까지 폭넓게 다룬다. 전체 작품 중 66점이 뮤지엄한미 소장품이기도 하다. 26일 오후 7시에는 어두운 밤에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야간 전시 투어도 열린다. 또 29일에는 참여 작가 권도연과 김태동의 작업 방식에 대해 듣는 아티스트 토크가 열린다. 8월 25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