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리튬전지공장 화재 참사] 美-유럽 등선 ‘금속화재 전용’ 제작 “열폭주 직전이 유일한 골든타임”
24일 오전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업체 아리셀의 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하고 있다. 화성=뉴스1
소방청은 24일 경기 화성시의 리튬전지 제조 공장 화재 진화 방식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리튬전지의 특성상 금속화재에 해당하지만, 현행법상 전용 소화기를 개발할 수 있는 기준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튬전지 업계 등에 따르면 리튬이 발화해 온도가 높아지면 배터리 내부를 구성하고 있는 알루미늄이나 구리 박막 등이 연소하며 금속화재(D급)의 특징을 보인다. 가연성 금속류가 가연물이 되는 화재를 뜻한다. 금속화재는 백색 섬광이 발생하며 화재가 진압된 것처럼 보이더라도 영상 1000∼1500도 가까이 온도가 오를 수 있어 위험하다. 특히 알루미늄 등 금수성 금속의 경우 연소하고 있을 때 물과 닿으면 수소 가스가 발생해 폭발 가능성도 높다. 이 때문에 전용 소화약제를 사용하거나 마른 모래, 팽창 질석, 팽창 진주암 등을 이용해 진화해야 한다.
이에 소방 당국도 이번 화재 당시 마른 모래 등을 활용해 진화하는 방식을 검토했다. 하지만 전지에 포함된 리튬이 소량인 것으로 확인돼 물을 활용하는 일반적인 진압 방식을 사용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배터리 관련 화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매뉴얼을 조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과 교수는 “리튬전지는 초기에 열폭주가 일어나기 전 가스가 15∼40초 정도 나오는데 이 때가 딱 한 번 열을 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며 “유해가스를 감지할 수 있는 감지기를 설치하고 열을 바로 냉각시켜 줄 수 있는 전용 소화약제를 뿌려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