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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전 간부들, 자격없이 변호사 업무했다 유죄…“법질서 어지렵혀”

입력 | 2024-06-25 10:19:00

ⓒ 뉴스1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공무원들이 자격 없이 변호사 업무를 수행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 공정위 본부 과장 출신 A 씨와 지방사무소 과장 출신 B 씨에게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각각 2억 3590만 원, 1억 18만 5000 원 추징도 선고했다.

재판부는 “변호사 제도를 무너뜨려 당사자와 이해 관계인의 이익을 침해하고 법질서를 어지럽혔다”며 “범행으로 얻은 이익이 적지 않고 동종 범행 등으로 재판을 받는 도중 범행을 저질렀다”고 질타했다.

변호사법 109조에 따르면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향응, 기타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법률 사무를 취급하거나 알선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징역형과 벌금형을 모두 받을 수 있다.

두 사람은 변호사 자격이 없으면서도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공정위 조사 대상 기업을 상대로 법률 사무 25건을 수행하고 총 3억 3600여만 원의 보수를 받은 혐의를 받는다.

전문가 중개사이트에 ‘건설·유통·하도급·불공정거래 관련 상담해 드립니다. 2만 원’ ‘불공정한 거래로 피해 입으신 분 전문적으로 상담해 방향을 제시해 드립니다’ 등 법률 사무를 취급하는 내용의 광고를 한 혐의도 있다.

두 사람은 재판에서 “용역보고서를 작성·제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행정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행정사의 업무 범위는 개별 법령 내용과 제도를 설명하고 기본 조언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피고인들은 의뢰인의 법적 문제를 파악하고 법적 수단의 장단점을 살펴 가장 효과적인 법적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변호사의 전형적 직무를 그대로 했다”고 지적했다.

불법 광고 혐의에는 “변호사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지만 변호사 업무에 포함되는 용역도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로 오인할 가능성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B 씨와 같은 지방사무소 과장 출신으로 공정위 조사 사건의 의견서를 작성한 C 씨는 벌금 100만원과 300만원 추징을 선고받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