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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문 외국인 소비 연 63조원…“車 이어 두번째 큰 수출산업”

입력 | 2024-06-25 16:27:00

방일객 소비, 반도체·철강 제치고 두 번째로 큰 규모



ⓒ뉴시스


일본 방문객의 소비가 연 7조엔으로 확대되고 일본 경제에서 차지하는 방일객 소비의 존재감이 높아지면서 자동차에 이은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수출산업’이 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5일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2024년 1~3월 방일객(인바운드) 소비는 연 환산으로 7조2000억엔(약 62조6241억원)으로 10년 만에 5배로 확대됐다.

국내총생산(GDP) 통계에서 방일객의 소비에 해당하는 ‘비거주자 가계의 국내 직접 구매’ 자료를 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10~12월은 연 환산시 4조6000억엔이었다. 지난해 4~6월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을 상회한 이후에도 소비 확대가 계속 돼, 올해 들어 7조엔 고지에 올랐다.

방일객 소비 규모를 일본의 품목별 수출액과 비교하면, 지난해 17조3000억엔을 기록했던 자동차의 절반 이하지만 2위인 반도체 등 전자부품(5조5000억엔)이나 3위 철강(4조5000억엔)보다는 많은 수준이다.

올해 1~3월 기간의 방일객 소비를 2019년 1~3월과 비교하면 60%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동차와 철강의 수출액은 45% 전후, 반도체등 전자부품은 40% 증가했다.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상승률에서도 주요 수출 품목을 앞지르는 추세라고 닛케이가 전했다.

일본정부관광국이 발표한 방일객 수는 올해 3월에 단월로는 처음으로 300만명을 돌파한 후, 5월까지 3개월 연속으로 300만명을 기록했다. 올해 1~5월 집계만으로는 2019년 전체의 50%에 해당하는 방일객이 내방했다.

코로나 사태 이전과 비교한 소비액의 회복도 해외보다 두드러진다. 관광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주요국의 인바운드 소비액은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일본이 38.8%증가한 것에 비해 스페인은 30.7% 증가, 이탈리아는 16.5% 증가, 미국은 4.3% 감소, 싱가포르는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소비단가도 2019년에 비해 2023년에는 31% 늘었고, 평균 숙박일수도 6.2박에서 6.9박으로 길어졌다.

이같이 방일객이 증가한 원인 중 하나로는 환율의 영향이 꼽힌다. 2023년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0.58엔으로, 2019년 평균(108.98엔)에 비해 약 30% 상승했다. 저렴해진 엔화 가치가 방일객의 소비 확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2010년대에 볼 수 있었던 저렴한 크루즈선 투어나 면세점 쇼핑이 최근에는 잠잠해지는 등 소비의 패턴이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일객을 받아들이는 관광 인프라가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과제로 지적됐다. 숙박업과 공항의 인력난이 심각해지고 있어 최근에는 일부 지방공항에서 항공연료 부족으로 외항사의 증편을 수용하지 못하는 사태도 빚어졌다. 인기 관광지에서는 오버투어리즘(관광공해)도 심각해졌다고 닛케이가 전했다.

닛케이는 “새로운 감염병 확대나 일본 주변에서의 유사시 등으로 방일객 수가 감소하면 일본 경제에 대한 타격은 지금까지 이상으로 커질 우려가 있다”며 방일객 증가가 일본 경제를 지탱하는 동안 인공지능(AI)이나 반도체와 같은 성장산업 육성 필요성을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