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M 수직 이착륙 부지가 적용된 부산 가덕도신공항의 구상도. 부산시 제공
10조5000억 원짜리 가덕도 신공항 부지 공사를 맡을 사업자를 찾는 2차 입찰이 무산됐다. 2곳 이상이 참여해야 유효한 입찰이 가능한데 응찰한 사업자가 1곳뿐이었기 때문이다. 1, 2차 입찰이 모두 무산됨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입찰 기준을 낮추는 등 조건을 바꿔 공사를 담당할 사업자를 다시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24일 마감된 2차 입찰에는 현대건설을 주관사로 하고 대우건설 등 총 24개 건설사가 포함된 컨소시엄 한 곳만 참가했다. 정부사업 경쟁입찰의 기본 조건을 맞추지 못해 입찰은 무효가 됐다. 일단 국토부는 1, 2차 입찰 때 건설사들의 담합을 막기 위해 포함시킨 조건인 ‘10위권 내 건설사 2곳 이하의 컨소시엄 구성’ 조항을 수정해 3차 입찰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촉박한 공사 일정, 국내에서 시도한 적 없는 고난도 공사라는 점 등을 들어 건설업계는 대형 건설사 3곳이 한 컨소시엄에 참여해 위험을 분산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해 왔다.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을 맺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 경우 특혜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문제는 입찰 조건을 바꾸는 정도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의 근본적인 리스크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완공 시점을 2029년 12월로 5년 앞당겼기 때문에 부지 공사를 맡는 기업은 통상적인 국제공항 공사 시간의 절반인 5년 안에 공사를 끝마쳐야 한다.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해 육지와 해양 매립지를 연결해 활주로를 짓는 만큼 땅이 꺼지는 속도 차이로 발생할 부등침하(不等沈下) 우려도 크다. 이를 막으려면 충분한 공사 기간과 고난도 기술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