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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대표팀 “금맥 다시 잇고 종주국 자존심 되찾을 것”

입력 | 2024-06-26 03:00:00

진천선수촌서 미디어데이 행사
박태준-이다빈 등 태권남매 4인방
“노골드 수모 씻고 노란메달 물꼬”
이창건 감독 “목표는 金 1개 이상”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태권도 국가대표 박태준, 서건우, 김유진, 이다빈(왼쪽부터)이 25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3년 전 도쿄 올림픽 때 처음으로 노 골드에 그쳤던 한국 태권도는 파리 대회에서 금메달을 최소 1개 이상 획득해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진천=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꿈에서 노란 오줌이 안 멈추고 계속 나오더라.”

태권도 국가대표 박태준(20·남자 58kg급)은 25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인터넷에서 찾아 보니 무조건 좋은 꿈이라고 하더라”며 씩 웃었다.

박태준은 8월 7일 한국 태권도 대표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파리 올림픽 금메달 도전에 나선다. 박태준은 “첫 주자인 내가 잘해야 다른 선수들 사기도 올라 자기 실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잘 안다. ‘노란 빛깔’ 메달 물꼬를 트겠다”고 다짐했다. 파리 올림픽에는 박태준을 비롯해 서건우(21·남자 80kg급), 이다빈(28·여자 67kg 초과급), 김유진(24·여자 57kg급) 등 4명이 참가한다.

한국은 태권도가 처음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금 12개, 은 3개, 동메달 7개를 따냈다. 올림픽 태권도에서 금메달을 가장 많이 따낸 나라가 이 종목 ‘종주국’ 한국이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때는 참가 선수 4명이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 도쿄 올림픽 때 한국은 은 1개, 동메달 2개만 따내며 처음으로 ‘노 골드’에 그쳤다. 올림픽 랭킹 1위 선수가 한 명도 없는 이번 대회 역시 금메달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이창건 대표팀 감독은 “도쿄 때보다 선수 구성 측면에서 썩 좋은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이번에는 선수 개개인 맞춤형 훈련을 통해 준비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최소 금메달 1개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드시 달성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태권도 국가대표 박태준, 서건우, 김유진, 이다빈(왼쪽부터)이 25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3년 전 도쿄 올림픽 때 처음으로 노 골드에 그쳤던 한국 태권도는 파리 대회에서 금메달을 최소 1개 이상 획득해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진천=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한국 태권도 대표팀은 9일부터 보름 동안 스페인, 프랑스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한국 태권도가 올림픽을 앞두고 다른 나라를 돌면서 ‘한 수’ 배우고 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감독은 “올림픽 때 우리 선수들은 자기보다 체구가 큰 선수들을 많이 상대해야 한다.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유럽 선수들과 연습 경기를 많이 하며 적응력을 키웠다”고 했다.

도쿄 올림픽 때 은메달을 땄던 대표팀 최고참 이다빈은 오른쪽 눈에 멍이 든 채로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프랑스 전지 훈련 도중 연습 경기를 실전처럼 치르다 얻은 ‘훈장’이다.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 중 유일한 올림픽 ‘경력자’인 이다빈은 “도쿄 때는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했다. (부상 때문에) 제대로 훈련하지 못했는데도 은메달을 따서 만족했던 것 같다”면서 “요즘 감독, 코치님들께 ‘이제 쉬어도 된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 그만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다음은 없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건우는 한국 태권도 남자 80kg급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그는 “내 체급에서 처음 올림픽에 출전하는 만큼 책임감이 크다. 지금까지 누구보다 더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꼭 서고 싶다”고 했다.

김유진은 여자 57kg급 올림픽 랭킹 24위로 본선 참가 선수 중 뒤에서 세 번째다. 하지만 랭킹 1위 뤄중스(중국), 2위 나히드 키야니찬데(이란)에게 각각 2승 1패로 앞서 있는 만큼 초반 대진만 잘 넘기면 메달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유진은 “최근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꿈을 꿨다. 꿈이 너무 생생해 일어난 뒤에도 한동안 기분이 좋았다. 열심히 준비해 올림픽 때 같은 기분을 또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진천=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