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전당대회 앞두고 신청 폭주 대의원 1표, 권리당원 20표 가치 黨 일각 “강성 친명 천하 우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정청래 최고위원. 2024.6.24/뉴스1
“이제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에 이어 대의원까지 이재명 전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이 장악하게 될 것이다.”
민주당 소속 서울 A 지역구 의원실 관계자는 25일 “최근 마감된 전국·지역대의원 모집에서 지원자 수가 예년보다 2∼3배 증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서울·경기 등 주요 지역마다 민주당 대의원 지원자 수가 2년 전 전당대회 때보다 적게는 배 이상, 많게는 5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 이후 대거 입당한 이 전 대표 지지층이 대의원 후보 자격(전당대회 6개월 전 입당 등)을 충족하게 되면서 “이 전 대표에게 힘을 보태겠다”며 앞다퉈 대의원직에 신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영등포을이 지역구인 김민석 의원실 관계자는 “이달 중순 마감된 전국·지역대의원 모집 신청 수가 2년 전보다 최소 배 이상 증가했다”며 “관련 문의도 3∼4배 늘어 통상 이틀인 지원 기간을 4일로 늘렸다”고 말했다. 경기 안양동안갑의 민병덕 의원실 관계자도 “전국대의원 지원 건수가 재작년보다 5배 이상 늘었고 관련 문의도 2∼3배 정도 늘었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B 지역 의원실도 “대의원직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원래 권리당원 3, 4명한테만 추천받으면 대의원이 될 수 있었는데 이번엔 6명 이상 추천을 받아도 아슬아슬한 상황”이라고 했다. 선출직 전국·지역대의원은 지역별로 각각 30∼50명 안팎, 100명 안팎으로 구성되며 권리당원 추천순으로 선출된다.
다만 당 일각에선 “이번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권리당원에 이어 대의원마저 강성 친명계가 점령해 진정한 ‘강성 친명 천하’가 현실화할 것”이라며 “‘이재명 일극 체제’ 강화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