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구온난화 항공기 안전운항 개연성 부각 델타, ‘지속가능성=안전운항’ 선제 반영 종합통제실(OCC) 기상학자 팀 운영… “기후변화 시대 역할↑” ‘지속가능 안전요원 육성’ 승무원 훈련센터 반도체공장 버금가는 기내식설비
델타항공 애틀란타 본사
세계 최대 항공사 중 하나로 거듭난 델타항공은 일찌감치 안전운항과 기후변화의 개연성을 예의주시해 온 항공사로 볼 수 있다. 특히 여행수요가 크게 줄어든 팬데믹 기간을 활용해 지구 환경보호를 위한 사업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였다.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1조 원대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친환경 바이오연료 개발에 참여하면서 구체적인 도입 계획도 밝혔다. 에어버스와 수소 항공기 개발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항공업계 최초로 지속가능성부문 전략총괄임원(CSO)을 임명한 항공사도 델타항공이다. 기후변화와 항공기 운항 안전의 개연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델타항공은 그동안 추진한 환경 분야 지속가능성 강화 노력이 본업인 안전운항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직접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델타항공 애틀란타 본사 간판. 간판이 있지만 잘 눈에 띄지는 않는다.
델타항공 본사 메인타워
영화 속 명문대 캠퍼스 분위기 ‘델타항공 본사’
델타항공 본사는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Hartsfield-Jackson Atlanta International Airport)과 붙어있다. 본사에 가보면 눈에 띄는 간판이나 랜드마크처럼 화려한 건물이 없어 밖에서 보면 델타항공 본사인지 쉽게 알아보기 어렵다. 국내 항공사와 마찬가지로 직원이 아닌 사람이 본사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별도 출입증을 받아야 한다. 즉석에서 사진까지 찍어 출력한 출입증을 준다. 내부에서 출입증은 항상 패용해야 한다. 내부로 진입하면 높지는 않지만 면적이 넓은 주황색 건물 여러 채가 보인다. 내부 도로도 꽤 넓다. 현지 사람들에게는 평범한 회사로 보이겠지만 한국인이 보기에는 마치 대학교 캠퍼스처럼 보인다. 미국 특유의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내부로 조금 깊이 들어가 왼쪽 방향으로 가면 과거 격납고를 박물관으로 꾸민 델타 플라이트 뮤지엄이 나온다.
델타항공 본사
델타항공 본사 구내식당
델타항공 본사 구내식당에 치킨버거 브랜드 칙필레가 입점해 있다. 칙필레는 조지아주에서 탄생한 브랜드로 애틀란타에서는 맥도날드보다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델타항공 구내식당 내 다양한 메뉴
델타항공 OCC(항공운항 종합통제실)
24시간 기상학자 팀 꾸린 델타항공 OCC… “기후변화 선제 대응”
구내식당이 흥미로웠지만 사실 델타 본사 메인타워의 주인공은 안전운항 핵심시설인 ‘OCC(Operations & Customer Center)’다. 항공기 운항 관련 종합통제센터로 이해하면 된다. 모든 항공사들이 OCC를 운영하고 있고 대한항공도 작년 말 OCC를 새롭게 단장했다. OCC 내부 분위기는 모든 항공사들이 비슷하다. 정면 혹은 가운데 부분에 대형 스크린이 있고 직원 책상에는 적어도 4개 이상 업무용 컴퓨터 모니터가 있다. OCC 중앙 대형 스크린에는 현재 운항 중인 항공기 이동경로가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국내 항공사의 경우 국제선 비중이 크기 때문에 세계 지도를 가장 잘 보이게 표시하지만 미국 항공사는 국내선 비중이 크기 때문에 미국 지도를 주요 화면으로 표시했다. 사무실 공간은 다소 어두운 편이었다. 직원 개인 책상은 컴퓨터 모니터로 둘러싸여 살짝 아늑하게 느껴지기도 했다.델타항공 OCC
델타항공 OCC 회의실. 비상상황 발생 시 경영진들이 이 회의실에 모여 후속조치를 논의하고 실행한다.
델타항공에 따르면 OCC는 당초 부서명이 오퍼레이션&컨트롤센터(Operations & Control Center)였지만 2015년부터 오퍼레이션&커스터머센터로 변경했다고 한다. 고객을 최우선에 둔 안전운항을 추구한다는 취지다.
델타항공 승무원들의 교관인 알라나 칼훈(Alana Calhoun) 매니저가 항공기 도어 사용법을 소개하고 있다.
“알고 숙달해야 산다”… 델타 안전 최전선 ‘승무원 훈련센터’
델타항공은 OCC와 함께 ‘기내 서비스 안전 훈련 센터(In-Flight Service Learning Training Center)’를 안전 관련 핵심시설로 꼽는다. 승무원 훈련시설로 이해하면 된다. 델타항공 모든 승무원들이 거쳐야 하는 시설로 승무원으로 채용되면 총 7주간 훈련을 받게 되고 모든 훈련을 통과해야 정식 승무원으로 근무할 수 있다고 한다.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규모의 항공사인 만큼 국내 항공사와 시설 규모와 종류 차이가 컸다. 일반적인 승무원 채용 조건은 고등학교 졸업 이상, 21세 이상, 영어 소통이 능통한 인원을 대상으로 한다. 인종이나 신체(키, 몸무게 등), 연령 등의 제한은 두지 않는다고 한다. 작년에는 늘어나는 항공 수요에 맞춰 한 해 동안 승무원만 5000여명을 채용했다고 한다. 10만 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델타항공 승무원에 도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률이 상당히 높다. 수개월간 진행되는 채용 과정에는 선배 승무원과의 면접 절차도 있다고 한다.
델타항공 기내 상황 대응 실습용 항공기 시뮬레이터
델타항공 승무원 훈련센터 수영장 시설. 해상 비상상황 대응 훈련이 이뤄진다.
델타항공 승무원 훈련센터
이밖에 일반좌석보다 다소 불편한 승무원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는 요령, 기내식 등을 서비스하는 방법, 난기류 발생 시 대응조치 등 승무원에게 필요한 작은 행동요령까지 훈련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다.
델타항공 기내식시설 클린룸 설비
델타항공 기내식
“철조망·보안검색대에 클린룸까지”… ‘반도체공장’급 델타 기내식설비
델타항공은 기내식도 안전운항의 한 축으로 여기고 있다. 실제로 미국 국내선 기내식을 공급하는 ‘도메스틱플라이트키친(Domestic Flight Kitchen)’은 델타항공 본사보다 경비가 삼엄했다. 시설 담장에는 철조망까지 설치돼 있었다. 시설에 들어갈 때는 공항에서처럼 보안검색까지 받는다. 시설 내부에서는 방진복과 신발, 마스크, 장갑, 두건을 착용해야 한다. 반도체시설처럼 클린룸까지 갖췄다. 방진복 세트를 착용하고 클린룸에서 에어샤워를 마친 후 시설에 진입할 수 있다. 사실 기내식에 대한 기대나 관심은 낮은 편이다. 맛에 크게 예민하지 않기도 하고 모든 기내식이 메뉴만 다르고 전반적인 수준이 비슷하다는 인식 때문이기도 하다. 요새는 가정간편식(HMR)도 잘 나오는데 먹기 간편한 HMR이 기내식으로 나오는 상상도 해봤다. 기내식을 만만하게 여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델타항공 기내식시설
델타항공 기내식시설 포장 자동화 설비
델타항공 기내식. 지상에서 먹으면 레스토랑 음식과 다를 바가 없다.
델타항공 기내식. 현지 유명 셰프와 협업한 메뉴를 선보인다.
델타항공 기내식
국제선에서는 경험할 수 없지만 미국 국내선으로 제공되는 메뉴들을 조금씩 코스요리처럼 맛보기도 했다. 기내식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일반적인 레스토랑 음식이랑 다른 부분이 없었다. 일정시간 보관했다가 하늘에서 먹는 음식과 방금 요리된 음식을 먹는다는 차이는 있을 수 있겠다. 국내선이기 때문에 미국인 취향을 반영한 메뉴 구성이긴 하다. 델타항공은 주기적으로 메뉴 구성을 개편하고 유명 셰프와 협업한 기내식을 선보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현재 제공되는 기내식 메뉴는 애틀란타 현지에서 백종원급 요리사로 유명한 마샤마 베일리(Mashama Bailey)와 협업한 구성이라고 한다. 별도 시설에서 생산되는 국제선 기내식의 경우 미국 출발 한국 도착편 델타원좌석에 한식 메뉴가 제공되는데 포틀랜드에서 한옥(Han Oak)이라는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피터 조(Peter Cho) 셰프와 협업한 레시피라고 한다. 메뉴는 갈비와 된장국, 김치 등으로 구성됐다. 전반적으로 음식 메뉴부터 위생과 청결 관련 안전까지 ‘이렇게까지 한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델타항공 기내식시설
기내 납품 준비가 완료된 기내식.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밀고 다니는 카트로 납품딘다.
기내 납품을 위해 트럭에 실리는 기내식 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