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서북도서 지역에서 해안포 도발을 감행한 지난 1 5일 오후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국군 K-9 자주포가 해상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24.1.5/뉴스1
우리 군이 26일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에서 K-9 자주포 등을 동원해 해상으로 실사격 훈련을 단행했다. 남북 접경지 일대에서의 실사격 훈련은 우리 정부가 지난 4일 9·19남북군사합의의 전부 효력정지를 선언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해병대사령부에 따르면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예하 해병대 제6여단과 연평부대가 각각 백령도와 연평도 등 부대별 작전지역에서 가상의 적을 향해 총 290여 발의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이번 훈련에 동원된 무기체계는 K-9을 비롯해 다연장 로켓(MLRS) K-239 ‘천무’, ‘스파이크 미사일’ 등이다.
정구영 해병대 제6여단 포병대대장(중령·해사 59기)은 “해병대는 지금 당장이라도 적과 싸울 준비가 돼 있다”라며 “적이 도발하면 준비한 모든 것을 쏟아부어 즉각·강력히·끝까지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북도서방위사령부는 앞으로도 정례적으로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해 해병대 화력운용능력 향상과 군사대비태세의 완전성 제고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9·19합의의 빗장이 풀려 해상사격훈련을 하는 건 6년 만이다. 서북도서에 주둔 중인 우리 해병대 전력은 그동안 9·19합의 때문에 해상사격훈련을 할 수 없어 K-9 등을 육지로 옮겨와 실사격 훈련을 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1월 5일엔 북한 포사격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이곳에서 K-9과 K1E1 전차 등을 동원해 400여 발을 해상완충구역 내에 쏟아부은 바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오물풍선에 곧바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게 아니라, 이처럼 이미 계획된 훈련 등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 군은 HH-60 수송용 페이브호크 헬기와 함정 등을 동원해 연례 연합의무훈련인 ‘드래곤 리프트 2024’를 진행 중이다.
특히,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등 미 제9항모강습단은 이날 부산항을 출항해 조만간 한일 해상전력과 함께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전날엔 우리 육군의 천무 실사격 훈련이 진행되기도 했다.
김강일 북한 국방성 부상이 지난 24일 담화에서 ‘새로운 모든 억제력 시위’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새로운 방식의 도발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 만큼,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한 “주민 안전을 위해 사격 전 안전문자 발송, 사격 당일 안내방송 실시 및 주민대피 안내조 배치 등 대국민 안전조치가 시행됐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