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중국 북부 네이멍구자치구 쓰즈왕치 착륙장에 착륙한 달 탐사선 ‘창어 6호’를 중국 국가우주국 관계자들이 살펴보고 있다. 쓰즈왕치=신화 뉴시스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嫦娥·달의 여신 항아) 6호’가 사상 최초로 달 뒷면 토양 채취를 마치고 25일(현지 시간) 지구로 귀환한 가운데, “중국이 미국과의 우주경쟁에서 앞서가기 시작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달에 영구적인 우주 전초기지를 건설하는 것을 시작으로 정거장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전에 단순히 달로 우주여행을 떠나는 것이 미국과 소련 사이에 펼쳐진 우주경쟁이었다면, 이제는 그 양상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중국의 성공에 대해 달 탐사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이번 창어 6호의 달 탐사 성공에 대해 “과학적인 돌파구인 이 성공은 2030년까지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내고 2035년까지 달 기지를 건설하려는 중국의 계획을 진전시켰다”며 “이러한 기세는 달 기지를 건설하려는 미국의 우주 관계자와 정치인들을 걱정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은 2022년 달 탐사 계획을 재가동한 뒤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2월 발사한 ‘인튜이티브머신스’의 무인 탐사선은 누운 채 달에 착륙했고 전력 수급에 문제가 발생해 임무에 완수하지 못했다. 1월에 발사한 페레그린은 연료 누출 문제가 발생해 달 착륙을 포기하고 임무를 종료했다.
다만 화성 탐사 등에 쓰이는 재사용 로켓에서는 미국이 앞서고 있다. 화성 탐사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비용 절감이 필수적이다. 미국 스페이스X는 재사용 발사체 팰컨9을 개발하면서 우주선 발사 비용을 낮췄다. WSJ는 “중국이 여러 측면에서 미국을 뒤쫓고 있지만 미국처럼 강력하고 재사용 가능한 로켓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우주경쟁이 계속될 전망이지만 탐사 과정에서 발생할 갈등에 대해서는 국제적으로 정해진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1967년 체결된 우주조약은 달에 대한 주권 주장을 금지할 뿐, 특정 두 국가가 같은 장소에 달 기지를 건설하려고 할 때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이에 미국은 2027년을 목표로 하는 유인 달 착륙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협정을 만들어 한국 등 36개국을 참여시켰다. 중국은 “미국의 우주 패권을 위한 연극”이라며 이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