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내수 부진 이어지며 자영업자 연체율 0.53%P 상승 “취약 대출자 채무 재조정 필요” 증권사-저축銀 PF 연체율도 급등
고금리와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취약계층의 빚 부담이 한계에 달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 가운데 취약 대출자들의 연체율이 1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그로 인해 취약해진 제2금융권의 건전성도 한국 금융의 잠재적인 위험 요인으로 분석됐다.
● 자영업 취약 대출자 연체율 급등
특히 다중 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인 취약 대출자들은 연체율 상승 폭이 더 컸다. 자영업자 취약 대출자의 연체율은 2022년 6월 말 기준 3.96%였지만 올해 3월 말 10.21%까지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고금리가 장기화하는 데다 2022년 말 이후 서비스업 경기가 꺾이면서 자영업자 중심으로 연체율이 오름세를 보인 것 같다”라며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채무 재조정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부동산 PF·저축은행 부실도 뇌관
특히 증권사와 저축은행 중심으로 PF 대출 관련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증권사의 PF 관련 대출의 연체율은 3월 말 기준 17.6%로 지난해 말보다 3.9%포인트나 뛰었다. 위험성이 큰 브리지론(단기대출)이나 중·후순위 대출 비중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들의 건전성 악화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 부동산 PF와 관련해서 5조 원 내외의 추가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몇몇 부실 저축은행 등의 정리가 불가피하지만, 현재 국내 금융기관들의 체력을 감안하면 전체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