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법사위장이 야만의 국회 만들어” 鄭 “나도 국힘 의원들 제소하겠다” 여야, 노란봉투법 공청회서도 충돌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오른쪽)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 일정 변경 등을 요청하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법사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이날 야당이 방송3법과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법 개정안을 의결하자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을 추가로 논의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국민의힘은 26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정청래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정 위원장이 보인 태도를 놓고 “국민 눈살을 찌푸려지게 하는 고압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나도 국민의힘 의원들을 윤리위에 제소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국민의힘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윤리위에 정 위원장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한 후 기자들과 만나 “정 위원장은 ‘야만의 국회’를 만든 책임을 져야 한다. 국회의원으로서 품위는 물론 국회 명예와 권위까지 심각하게 실추시켰으므로 국회법에 따라 엄중히 징계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정 위원장이 21일 법사위에서 열린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증인에게 퇴장 조치를 한 점, 증인에 대한 고발 조치를 거론한 점 등을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정 위원장의) 고압적인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국무위원 등 증인을 퇴장시키고 모욕적인 언행을 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정청래방지법’을 발의할 계획이다.
정 위원장은 전날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로 내정된 유상범 의원과 “성함이 뭐냐” “공부는 내가 좀 더 잘했다” 등의 내용으로 언쟁을 벌였다.
유 의원은 이날 “‘개그콘서트’를 보여주는 모습을 연출했다”며 “아들이 ‘초등학생들도 그렇게 회의를 안 하겠다’란 말을 할 정도로 뉴스가 됐더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정 위원장과) 서로 풀면서 제대로 진행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논란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여야는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에 대한 입법공청회에서도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타협 없이 자기 생각만 무조건 옳다고 밀어붙일 때는 독재나 다름없다”며 “힘의 논리로 해서 밀어붙였을 경우에는 또 다른 권력분립에 의해 대통령 재의요구권이 발동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박홍배 의원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현장, 노동현장 그리고 환경 문제를 다루기 위해 회의는 가급적 열렸으면 좋겠다”고 맞받았다. 여당 의원들이 그간 민주당의 일방적인 원 구성 협상에 반발해 회의에 불참해 온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