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기초질서 단속 현장 가보니 90분 만에 9명 적발…5명이 중국인
25일 제주시 연동의 한 길거리에서 무단횡단을 하다 적발된 중국인 관광객들이 경찰에게 범칙금 납부 안내를 받고 있다. 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경찰은 인원을 2개 조로 나눈 뒤 왕복 4차선 도로 사이에 배치했는데, 중국인 남녀 2명은 경찰 앞에서 보란 듯이 차도를 건넜다. 경찰은 곧바로 통역과 함께 해당 남녀에게 범칙금 2만 원을 부과했다. 이 남녀는 “중국에서는 공안 앞에서 무단횡단을 해도 범칙금을 부과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25일 외국인 관광객이 밀집된 제주시 연동 신광로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무단횡단을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25일 제주시 연동의 한 길거리에서 무단횡단을 하다 적발된 중국인 관광객이 경찰에게 범칙금 납부 안내를 받고 있다. 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경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1일까지 제주에서 적발된 무단횡단 건수 353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248건이 외국인이었다. 또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제주에서 경범죄(노상 방뇨, 쓰레기 투기 등)로 처벌받은 외국인은 264명에 달했다.
26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668만8217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48만1782명보다 20만 명 이상 늘었다. 이 중 외국인 관광객은 88만3450명으로 전년 동기 20만3739명에 비해 4배 이상 급증했다.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 비율은 80%가 넘는다.
제주경찰 관계자는 “적발된 외국인과 대화를 해보면 의도된 행위가 아닌 문화적 차이로 인한 경우가 많다. 대부분 적발 내용에 수긍하는 편이고, 범칙금도 잘 납부한다”며 “앞으로도 외국인 무질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총영사관과 여행업계, 숙박업소 등을 대상으로 기초질서 준수를 당부하는 전단지를 배부할 계획”이라고 했다.
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