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탄두미사일, 하나의 미사일에 탄두 여러개 탑재 우리 군은 실패 판단…북 "기만체 효과성도 검증" 전문가 "화성-18이나 북극성 모델에 적용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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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전날 탄도미사일 발사는 다탄두 능력 확보를 위한 성공적인 시험이었다고 27일 주장했다. 우리 군은 발사에 실패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날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미싸일(미사일)총국은 26일 미싸일 기술력 고도화 목표 달성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개별기동 전투부(탄두) 분리 및 유도조종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미사일 하나에 탑재된 여러 개의 탄두가 각기 표적을 조준하는 ‘다탄두 개별 목표설정 재진입체(MIRV)’ 시험을 했다는 의미다. 북한이 MIRV 시험을 공개한 건 처음이다.
또 “분리된 기동 전투부들은 설정된 3개의 목표 좌표점들로 정확히 유도되였다”며 “미싸일에서 분리된 기만체의 효과성도 반항공목표 발견 탐지기들을 동원하여 검증하였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개별기동 전투부 분리 및 유도조종 시험의 목적은 다탄두에 의한 각개 표적 격파능력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MIRV는 탄두들을 다발로 묶고 있는 후속추진체(PBV)가 하강하면서 분리된 탄두들이 유도 기능에 따라 표적을 노린다.
핵·미사일 고도화의 주요 단계로, 탄두 소형화 및 각각의 목표물 타격을 위한 탄두의 유도 기능 탑재가 필요한 첨단 기술이란 점에서 북한이 이 방면에서 기술 진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돼왔다.
아울러 통신이 ‘기만체의 효과성’을 언급한 건 탐지와 요격을 교란하기 위해 가짜 탄두인 기만체를 함께 실었다가 분리하는 시험을 했단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통신이 공개한 사진만으론 기만체가 실제로 효과적으로 작동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MIRV는 한 발의 발사로 3~15개의 개별 목표를 핵탄두 타격할 수 있다는 점, 기만탄두와 섞어 쏴 상대의 요격이 어렵다는 점에서 궁극의 미사일의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등장했던 고체연료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모델에 적용하는 것이 최대의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정찰위성 능력을 더하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궁극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MIRV는 ICBM에서 요격을 교란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중요 기술”이라며 “이번 시험은 170~200㎞ 반경 대기권 내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돼, 아직은 실제 ICBM에서 요구되는 고도에서 충분한 유도제어 능력을 갖춘 MIRV 시험을 모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시험은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정식 노동당 제1부부장이 참관했다. 통신은 “중요 기술시험을 참관한 지도간부들은 개별기동 전투부에 의한 각개표적 격파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국방기술 과제이며 당 중앙이 제일로 관심하는 문제라는 데 대하여 강조하였으며 기만체의 효과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과학기술적 대책을 철저히 세울 데 대하여 언급”했다고 전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26일 오전 5시30분경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