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미사일총국이 26일 미사일기술력 고도화 목표 달성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개별기동 전투부(탄두) 분리 및 유도조종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라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로 단계로 꼽히는 ‘다탄두’ 기술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새 기술 시험을 통해 다탄두로 각 표적을 격파하는 능력을 확보한 ‘성공적’인 시험이었다고 자찬했지만, 사실상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기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미사일총국은 지난 26일 미사일 기술력 고도화 목표 달성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개별기동전투부(다탄두) 분리 및 유도조종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라면서 시험의 목적은 “다탄두에 의한 각개 표적 격파 능력을 확보하는 데 있다”라고 보도했다. 여러 개의 탄두가 정확하게 타깃으로 향할 수 있게 하는 기술력을 검증했다는 뜻이다.
북한이 이번에 시험한 ‘다탄두’ 기술은 하나의 미사일 본체에서 분리된 여러 개의 탄두가 서로 다른 목표를 타격할 수 있는 탄두각개목표재돌입체(MIRV)로 볼 수 있다. 북한이 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미사일 발사를 시도한 것은 처음으로 파악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 발의 발사로 3~15개의 개별 목표를 핵탄두로 타격할 수 있다”면서 “기만 탄두와 섞어 쏜다는 점, 상대의 요격이 어렵다는 점에서 궁극의 미사일 기술로 꼽힌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과정에 중요한 단계로 여겨지는 다탄두 기술은 탄두 소형화, 탄두부 재진입 기술 등과 함께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의 ‘최종단계’로 불리기도 한다.
지금까지 북한은 탄두 소형화와 탄두부 재진입 기술은 이미 갖추고 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북한은 지난해 3월 직경 약 40cm의 전술핵탄두 모듈 ‘화산-31’을 공개하며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과시했다. 당시 공개된 실물이 10기 이상이었는데, 이 역시 자신들이 핵탄두 양산을 이미 단행했음을 시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일단 이번 북한의 발표는 ‘기술력 확보’ 선언보다는 다탄두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을 겨냥한 핵미사일 고도화의 최종단계로 돌입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아울러 곧 개최될 노동당 전원회의에 기록할 군사적 성과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다탄두 개별유도 기술 제고’는 지난 2021년 8차 노동당 대회에서 제시된 최우선 5대 국방 과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다만 현실적으로 북한이 과시하는 핵탄두 능력 중 현재까지 검증된 것은 없다는 점이다.
특히 이날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만으로는 대기권 밖에서 여러 개의 탄두를 순차적으로 분리해 성공적으로 대기권에 재진입하고, 원하는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