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내 헬스장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성범죄자로 몰렸다고 주장하는 남성이 이용했던 화장실 입구. 유튜브 영상 캡처
27일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경기도 동탄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남성 A 씨는 지난 24일 경기도 동탄의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운동하던 중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아파트 내 화장실을 찾았다.
그는 다음 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수사를 받게 됐다. 전날 운동센터 내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누가 자신을 훔쳐보고 있다’고 신고했는데,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A 씨 가 용의자로 특정된 것이다.
이에 A 씨는 “정말 CCTV 인상착의가 저와 일치하느냐”고 물으며 자신은 여자 화장실에 들어간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문제가 된 것은 경찰의 태도였다. A 씨가 공개한 담당 경찰관의 대화 녹음본에 따르면 아직 A 씨가 용의자였음에도 경찰은 “학생이야? 군인이야?”, “지금 나이가 몇 살이야” 등의 반말을 일삼았고, A 씨가 신분증을 꺼내며 손을 떨자 “천천히 꺼내도 돼. 왜 손을 떨어”라고 말하며 너스레를 떤다.
사건 번호 확인을 위해 A 씨가 경찰서를 찾았을 때도, 경찰은 “떳떳하시면 그냥 가만히 계시면 된다”고 황당한 답변을 했다.
A 씨는 “아파트 운동센터 화장실은 남녀가 구분되어 있고, 남자 화장실에는 소변기가 있어 착각할 수가 없다”며 “모르는 일이라고 하는데도 경찰은 이미 나를 범죄자인 것처럼 무시하고 반말했다”고 주장했다.
화성동탄경찰서의 입장문. 화성동탄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제공
A 씨의 사연을 들은 누리꾼들은 “경찰은 왜 툭하면 반말이냐”, “무죄 추정의 원칙은 어디 갔냐”, “화가 난다”, “조용히 넘어가면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수사를 맡은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에 항의를 했다.
경찰은 논란이 되자 “경찰은 신고처리 절차대로 신고자와 피신고자를 만나 진술을 청취했다”며 “이후 사건 현장 주변 CCTV를 확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누구도 억울하지 않도록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며 “신고처리 과정에서 경찰관의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는지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