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가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의료진이 걸어가고 있다. 2024.06.27/뉴스1 ⓒ News1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부터 정부가 의료대란과 의대 교육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가시적 조치를 할 때까지 일반 환자의 외래진료와 비응급 수술 및 시술 등을 무기한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휴진에 동참할지는 교수 개인의 자율에 맡기고, 휴진하더라도 입원 병동과 응급실, 중환자실, 투석실, 분만실 등 필수 분야의 진료는 유지한다. 비대위는 전날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송구한 마음이나 최선을 다해 의료제도의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입장을 낸 상태다.
다만 세브란스 본원은 이날 외래 진료가 “전년 동기대비 5~10% 감소”, 강남·용인세브란스 측은 “정상 진료 중”이라고 각각 설명했다. 병원장도 휴진을 만류했고 내부에서도 협조하지 않아 교수들이 직접 진료 일정을 조정하거나 환자에게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연세 세브란스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 전광판에 ‘세브란스병원은 정상 진료 중입니다’라는 문구가 표시되고 있다. 2024.6.27/뉴스1 ⓒ News1
연세의대 A 교수는 “거의 정상 진료라고 보면 된다. 환자들 걱정에 비해 병원은 정상 운영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교수는 (환자에 양해를 구해) 의견을 표출하고 있으나, 대부분은 진료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세브란스병원 노동자들로 구성된 세브란스병원 노동조합 관계자도 “평시보다 휴진 사례가 조금 더 있지만, 외부에서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파악했다. 10%도 안 된다고 본다. 휴진 사유는 교수진이 미리 개별적 사유로 전한 터라 환자들이 혼란스러워할 상황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얼마나 휴진이 이어질지 알 수 없다. 특히 장기화 가능성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 환자들이 우려하지 않도록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일부 교수는 각자 사정에 맞게 정부의 의대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규탄하겠다는 의향을 밝히기도 했다. 의정갈등이 5개월째 이어지며 마지막 남은 선택지가 ‘휴진’인 데다 정부 정책으로는 필수의료 붕괴가 예견된다는 취지다.
그는 “휴진 여부를 떠나 필수의료 패키지가 필수의료 문제 해결에 도움 될 걸로 생각하는 교수는 거의 없다. 의정사태가 길어지고 전공의는 일괄 사직되는 상황에서 필수의료 전공 지원자는 앞으로 거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교수들의 상당수는 의대증원을 전혀 반대하지 않으며 일부는 찬성한다. 다만 그간의 보건복지부에 대한 불신, 필수의료 패키지의 허술함, 미래 의사의 직업·인생관에 전혀 도움 되지 않고 의료재정만 낭비할 게 명백해 반대하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전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상임위원회에서 열린 의료계 비상상황 청문회에서 의정갈등이 뚜렷한 해법을 못 찾으면서 휴진에 동참할 대학병원들이 늘어날 거란 전망도 있다. 7월 4일부터 휴진을 예고했던 서울아산병원 등 울산의대 교수들은 예정대로 휴진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휴진같은 극단적 방법은 피하고 타협점을 찾자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이날 “어떤 이유로도 의사가 환자 곁을 떠난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의료현장으로 즉각 복귀하라”는 논평을 발표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