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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미술관, 女화장실에 피카소 작품 내건 까닭은

입력 | 2024-06-28 03:00:00

모나 미술관, 女전용 전시관에
‘차별금지 위반’ 법원 판결 항의
女화장실서 “여성 위한 전시회”



호주 모나 미술관 여자 화장실에 걸린 파블로 피카소 작품. 모나 미술관 큐레이터 커샤 케이첼 인스타그램 캡처



호주의 한 미술관이 스페인 출신 화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작품들을 여자 화장실에 전시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 연유는 무얼까.

26일(현지 시간) 호주 ABC방송 등에 따르면 2020년 개관한 호주 태즈메이니아주 호바트 모나(MONA) 미술관은 여성 전용 전시관인 ‘레이디스 라운지’를 만들고 피카소 작품을 전시했다. 이에 지난해 4월 박물관을 찾은 한 남성 관람객은 자신이 남성이라는 이유로 출입이 거절됐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올 4월 여성 전용 전시관은 차별금지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성별을 이유로 남성 입장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미술관은 레이디스 라운지를 폐쇄했다. 또 녹색 벨벳 장갑을 낀 여성이 중지를 내미는 사진과 함께 ‘개혁을 위한 폐쇄’라고 적힌 표지판도 내걸었다. 법원의 결정에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낸 것. 그러면서 “여성만을 위한 새로운 전시회가 열린다”며 여자 화장실 벽에 걸린 피카소 작품을 공개했다. 차별금지법과 관계없이 여성만 입장할 수 있는 여자 화장실에 피카소 작품을 전시하기로 한 것이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