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이틀간 경영전략회의… 주요 계열사 CEO 20여명 참석 崔 “전환시대 근본적 변화 필요” AI-반도체로 투자 무게 이동… 하이닉스는 5년간 103조 투입 계열사 사업 재편도 본격 돌입… 부채비율 3년내 100%이하 목표
지난달 28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SK그룹 경영전략회의가 열린 가운데 경영진이 화상으로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개회사를 경청하고 있다. 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8, 29일 열린 SK 경영전략회의에서 “새로운 트랜지션(전환) 시대를 맞아 미래 준비 등을 위한 선제적이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룹 투자의 무게추를 그린에너지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로 옮기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SK는 2026년까지 80조 원의 재원을 추가로 확보하고 향후 5년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분야에 103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 최태원 “美선 AI 말곤 할 말 없다고 해”
이에 따라 SK는 체질 전환을 위해 2026년까지 80조 원의 재원을 신규로 확보해 AI·반도체 투자 및 주주 환원, 재무구조 개선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총 103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HBM 등 AI 관련 분야에 약 80%(82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5년간 3조4000억 원을 투입한다.
또 이번 회의에서 CEO들은 1일자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기존 7개 위원회에 더해 반도체위원회를 신설하고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을 위원장으로 보임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해 SK스퀘어,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등 SK 반도체 밸류체인 기업들이 참여해 시너지를 도모할 예정이다.
● 그룹 구조 개편 분수령 “큰 그림은 나왔다”
이틀간의 회의에서는 최 의장이 지속 강조해온 ‘운영 개선’ 지향점도 구체화됐다. 3년 내 30조 원의 잉여현금흐름(FCF)을 만들어 현재 140∼150%인 그룹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한다는 목표다. 최 의장은 “우리에겐 ‘질적 성장’ 등 선명한 목표가 있고, 꾸준히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를 분수령으로 SK그룹 각 계열사들은 사업 재조정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온으로 촉발된 재무 부담 해소를 위한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안 등 계열사별 재무구조 개선 방안들이 심도 있게 논의됐으며 관련 태스크포스(TF)들도 회의를 통해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SK 관계자는 “업종별로 TF를 나눠 그간 논의를 쭉 해왔고, 이번 회의에서 큰 그림이 그려진 것은 맞다. 이제 계열사별 이사회에서 실제 논의와 결정의 단계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