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CNN이 주관하는 미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맞붙고 있다. CNN 캡쳐
“개빈 뉴섬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 11월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야 한다.”
집권 내내 ‘동맹 중시’를 강조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대선 TV토론에서 ‘미국 우선주의’만 주창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완패하자 미국 동맹국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CNN은 유럽의 한 외교관이 뉴섬 주지사(50)를 바이든 대통령의 대안으로 거론하며 민주당의 대선 후보 교체를 강하게 주문했다고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5,6명의 유럽 아시아 중동 외교관이 TV토론 결과에 충격을 받았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공포에 질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유럽 외교관은 “나는 영어를 꽤 잘 하는데도 바이든 대통령이 말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아랍 외교관은 “트럼프가 바이든을 산 채로 잡아먹었다”고 했고, 아시아 외교관 역시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완패에 충격을 드러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강한 방위비 증액 요구를 받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관계자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서방의 단일대오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 등을 우려했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러시아 관영 언론들은 이번 결과를 기뻐하는 모습이라고 CNN은 전했다. 홍콩 사우스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TV토론을 두고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당선되든 중국과 전략 경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 대선 결과와 상관 없이 대비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후원했던 실리콘밸리 부호들도 당혹한 기색이 역력하다. 아예 일부는 지원을 취소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캠프는 올 5월 말 기준 2억1200만 달러를 모아 트럼프 캠프(2억3500만 달러)에 뒤졌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