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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7·23전당대회를 앞두고 ‘공한증’(恐韓症·한동훈 공포증) 공방까지 오가는 등 신조어를 동원한 상호비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 위원장 측이 경쟁 후보의 공세에 축구에서 중국이 한국에 느끼는 공포증에 비유해 반격에 나선 것이다. 이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공한증 맞는다. 초보운전자가 운전대를 잡는 게 두렵다”고 역공에 나서는 듯 신경전이 더욱 거세졌다. 당내에서도 “격한 대립 때문에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 싸움처럼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널까 두렵다”는 말이 나온다.
30일 한 전 위원장 캠프는 입장문을 내고 “아무리 ‘공한증’에 시달린다 해도 협박과 분열의 정치는 안 된다”며 “대통령 탈당과 탄핵을 언급하는 것은 협박 정치이자 공포 마케팅”이라고 밝혔다. 경쟁 후보들의 ‘배신 프레임’을 ‘공한증’으로 반격한 것이다. ‘배신 프레임’은 영남 당원 표심과 관련해 ‘아킬레스 건’이 될 수 있는 이슈로 꼽힌다.
이에 경쟁 후보들도 기다렸다는 듯 맞받았다. 원 전 장관은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어둡고 험한 길을 가는데, 길도 제대로 모르는 초보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을까 무섭고 두렵다”고 했다. 그는 “소통 신뢰 경험 등 3가지가 없는 후보”라고도 했다. 나경원 의원 캠프도 “공한증의 다른 이름은 보수 분열에 대한 공포”라며 “개인의 연을 쉽게 버리는 자가 어찌 공적인 연을 중히 대할 수 있겠나”라고 협공에 나섰다. 전날 나 전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의 ‘배신하지 말아야 할 대상은 국민’ 발언을 겨냥한 듯 “사익을 위한 배신이라면 다른 차원”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당권 주자간 관계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절윤’(윤석열 대통령과 절연) ‘창윤’(윤석열 정권 창업)에 이어 ‘업윤’(업그레이드 윤석열)도 등장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신뢰를 회복시키는 업그레이드 당 대표가 필요하다”며 “업윤하려면 레드팀장으로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