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틀새 1년 강수량 30% 내려… 초반 장맛비, 예년의 2배에 달해 서울은 단기간 폭우뒤 소강상태 10일까지 장마전선 남북 오락가락… “저기압 영향 중부 도깨비 폭우 주의”
차량 침수되고 지난달 29일 낮 12시경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도로에서 1t 트럭이 불어난 물에 고립돼 소방대원들이 안전 조치를 하고 있다. 운전자는 탈출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
장마가 지난 주말 수도권으로 확대된 가운데 제주 산간 지역의 경우 장마 시작 후 누적으로 600mm 넘는 물폭탄이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도권에는 지난달 29일 밤부터 30일 오전까지 100mm 안팎의 비가 내린 후 비구름이 자취를 감췄다. 지역에 따라 강수량 차이가 극명하게 다른 국지성 호우가 장마 초반부터 재연되는 모습이다. 또 초반 강수량이 예년의 2배에 달하며 더 많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3일에는 중부 지역에 장맛비가 집중될 것으로 예보돼 서울 등 수도권에 극한호우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제주 서귀포, 시간당 강수량 기록 경신
나무 쓰러지고 30일 전국 곳곳에 강풍을 동반한 장맛비가 쏟아진 가운데 이날 오전 3시 50분경 대전 서구 갈마동에서 비바람에 쓰러진 가로수가 주차돼 있던 차량을 덮쳤다. 대전소방본부 제공
남부 지방에도 많은 비가 내렸다. 지리산 인근 전남 구례와 경남 산청은 각각 218.0mm, 207.5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반면 서울은 지난달 29일 밤부터 단시간에 79.5mm의 강수량을 기록한 뒤 30일 오전부터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이번 장마의 특징은 이처럼 지역 차이가 극심하다는 것과 초반부터 예년보다 강수량이 많다는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29일까지 전국에 내린 비의 누적 강수량 평균은 61.9mm로 평년의 201.9%에 달한다.
30일 잠시 주춤했던 장맛비는 1일부터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1, 2일 이틀 동안 제주 지역에는 최대 150mm의 비가 더 올 것으로 예보됐다. 호남 지역에는 최대 120mm 이상, 부산·경남 지역에는 최대 100mm 이상이 더 내린다. 반면 비가 안 내리는 중부 지방은 주말에 내린 비로 습도가 높아져 체감온도가 31도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등 중부 지역의 경우 서해를 지나며 뜨거운 바닷물로부터 열과 수증기를 얻어 발달한 저기압이 정체전선(장마전선)과 만나면서 2, 3일 폭우가 쏟아질 수 있다.
● 전선 잡아당기는 저기압에 ‘도깨비 장마’ 우려
기상청 관계자는 “이미 많은 비가 내린 상황에서 추가로 장맛비가 내릴 경우 피해가 커질 수 있으니 안전에 특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