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과 필리핀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가운데 필리핀 인근 해역에서 중국 항공모함이 포착됐다.
3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기술 정보 업체 미자르비전이 지난 26일 발표한 위성사진에 중국 해군 산둥함이 필리핀 루손섬의 북서쪽에서 항해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유럽우주국(ESA)이 운영하는 지구 관측 위성 ‘센티널-1호’(Sentinel-1)도 같은 날 산둥함이 해당 해역에서 순찰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필리핀에 대한 무력시위의 일종이라고 분석했다.
니러슝 상하이대 정책연구소장은 산둥함의 항해는 필리핀과 중국의 최대 영유권 분쟁 해역인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를 둘러싼 갈등 속 “영해 주권을 지키려는 중국의 의지”를 강조하는 행위라고 봤다.
특히 이는 미국과 필리핀의 동맹을 견제하며 억지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해군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필리핀 최서단 팔라완섬 인근 해역에서 중국 해군 구축함 2척, 호위함 1척, 보급선 1척 등 총 4척이 목격됐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군사 전문가 송중핑은 산둥함이 서태평양으로 향해 팔라완에서 포착된 해군 함정 4척과 합류할 수도 있다고 봤다.
필리핀은 그동안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중국과 거듭 충돌해 왔다. 이에 필리핀은 그동안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행동에 대해 ‘대놓고 망신 주기’ 등 외교적 항의로 일관해 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 해경이 필리핀 병사를 다치게 하는 일까지 발생하면서 필리핀에서도 강경책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중국 해경이 세컨드 토마스 암초에서 보급 임무를 수행하던 필리핀해군 선박을 공격했고, 이 과정에서 필리핀 군인 1명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등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이에 필리핀과 동맹인 미국 역시 중국의 행동이 무책임하고 위험하다며 필리핀과의 상호방위조약 의무가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필리핀은 이처럼 중국과 거듭 충돌하는 동시에 오는 7월 열릴 수 있는 ‘중국-필리핀 남중국해 문제 양자 협상 메커니즘’(BCM) 회의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등 외교채널을 복원하려고 노력 중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