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동작대교 남단 엘리베이터. 게티이미지
서울 한강 동작대교 엘리베이터에서 촬영하는 웨딩 스냅 사진이 인기다. 원통형 유리로 된 이 엘리베이터에서 사진을 찍으면 탁 트인 한강 전망이 배경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공시설인 승강기를 일부러 붙잡은 채 사진 찍는 이들이 늘어나자, 시민들의 불편 민원이 잇따랐다. 결국 서울시는 본격 제재에 나섰다.
최근 사진작가 A 씨는 인스타그램에 “몇 명의 이기심 때문에 결국 동작대교 촬영이 금지됐다”는 글을 올렸다.
A 씨는 “저는 지난해부터 동작대교에서 촬영하면서 엘리베이터를 붙잡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그런데 이번에 엘리베이터에서 촬영하자마자 ‘엘리베이터 좀 잡고 촬영하지 말라’고 욕부터 먹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동작대교 엘리베이터는 러닝, 카페, 산책 등 다양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이다. 일부 이기적인 사람들이 마치 대관한 것처럼 엘리베이터를 잡고 촬영했다는 사실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며 분노했다.
A 씨는 “결국 이렇게 ‘모든’ 사진작가만 욕을 먹게 되는 거다. 사진작가분들이 본인 생각만 해서 공공시설을 본인만의 촬영 스튜디오로 이용하시면 모든 곳이 촬영금지 장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짜 적당히 하자. 시민 모두가 쓰는 장소이니 배려하고 존중하며 촬영하도록 하자. 제발 꼭 부탁드린다”며 동작대교 남단 엘리베이터에 붙은 안내문을 공유했다.
안내문에는 ‘동작대교 남단 엘리베이터 이용 에티켓’이 적혀 있다. ‘엘리베이터를 붙잡지 말아달라’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달라’ ‘화장실은 1층 공원 공용 화장실을 이용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미래한강본부는 이 같은 안내문을 엘리베이터 원통형 유리 사방에 부착했다. 현장 계도에도 나섰다.
동작대교 남단 엘리베이터에 붙은 안내문. 인스타그램 캡처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