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적자 2조원' SK온, "흑자전환 때까지 임원 연봉 동결" 임원 근무 확대, 연봉 동결, 집중근무제, 출장비 축소 등 철강·석유화학·배터리 등 전방위 비상경영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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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 HD현대,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들이 글로벌 업황 부진 속에서 속속 비상경영에 돌입하며, 올 하반기에도 산업계의 힘겨운 행보가 예상된다. 배터리·석유화학·철강·정유 등은 업체를 불문하고, 전방위적으로 경영난에 휘말린 모양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2021년 10월 회사 설립 후 올해 1분기까지 10개 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누적 적자가 2조원을 넘은 SK온은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특히 ‘흑자 달성 때’까지 모든 임원들의 연봉을 동결하기로 했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최고생산책임자(CPO),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C레벨 전원의 거취도 이사회에 위임했다. 이사회에 물러나라고 하면 물러나겠다는 의미다. 최고관리책임자(CAO)와 최고사업책임자(CCO) 등 일부 C레벨직은 아예 폐지해 조직 슬림화도 노린다.
철강업계도 중국산 저가 공세와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허리띠를 졸라 맸다.
포스코는 임원들의 근무를 주 5일제로 되돌렸다. 올해 1월부터 사무직을 대상으로 격주 주 4일제를 도입했지만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임원 급여는 최대 20% 반납하기로 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공장 가동률을 축소하는 등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정유업계에선 HD현대오일뱅크가 이달 1일부터 임원들을 대상으로 주 6일제 근무를 한다.
지난해 유가 및 정제마진 하락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 감소했는데 HD현대오일뱅크는 실적이 유독 부진했다. 에쓰오일,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은 모두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바 있다.
임원의 항공권 비즈니스 등급은 ‘비행 10시간’을 넘는 경우로 한 단계 조정했다. 이와 함께 오전 10~12시와 오후 2∼4시를 집중 근무시간으로 정해 흡연을 금하고, 업무 외 메신저 사용도 자제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238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한 3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 조사에 따르면, 경기전망이 상승하면서 기준치 100을 상회한 업종은 반도체가 유일했다. 철강, 정유·석유화학, 비금속광물 등 전통 제조업은 부진한 업황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투자와 소비를 통해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책 마련과 함께 중국의 저가 공세 속에서 전통 제조업의 수출 길을 터줄 수출 틈새 전략을 민관이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