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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어대명’에 최고위원들도 친명 일색… 野 전대는 충성 경쟁판

입력 | 2024-07-01 23:27:00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로 선임된 강선우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6.13. 뉴스1



이재명 전 대표 연임이 유력한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최고위원 5명도 친명(친이재명)계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출마 의사를 밝힌 7명을 포함해 1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군이 친명계 일색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앞다퉈 ‘이재명 전 대표를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면서 누가 더 선명한 친명인가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원내·외를 가리지 않고 여러 인사가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내고 있지만, 친명끼리의 경쟁인 탓에 주자들의 목소리는 한결같다.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강선우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했고, 김지호 부대변인은 “검찰 독재 정권에 맞서 이 전 대표를 지켜내겠다”고 했다. 4선의 김민석 의원도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집권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그나마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인 김병주 의원이 ‘안보 정당’에 방점을 찍긴 했지만, 다른 후보들처럼 이 전 대표와의 인연을 적극 내세우긴 마찬가지다.

낯 뜨거운 충성 경쟁이 이어지면서 최고위원 경선은 이 전 대표 연임을 위한 명분 쌓기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 민주당이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예비경선에 권리당원 투표 50%를 반영하는 내용의 경선 룰을 내놨을 때부터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 강성 당원들의 표심을 겨냥한 ‘이재명 마케팅’ 전략 없이는 본선 승리는커녕 예비경선을 통과하기도 어려운 판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는 이 전 대표를 견제할 후보가 한 명도 나서지 않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상황과 맞물려 오히려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인 인식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민주당 전대는 170석을 가진 제1야당의 행보는 물론 민주당이 주도하는 국회와 정치권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런 만큼 후보들이 민생과 밀접한 정책의 방향, 당의 정체성 등을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누가 이재명을 더 잘 지킬 것이냐’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현재의 모습은 실망스럽다. 이대로 새 최고위원들이 뽑힌다면 민주당 지도부는 오로지 대표의 뜻을 추앙하는 박수부대 역할에 머물 것이고, 민심과 점점 멀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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