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예일대-고려대 포럼 개최 “반도체 산업 등서 물 자원 필수적 저탄소 물 재이용 기술 개발해야” 향후 교수-학생 교류 강화 논의
지난달 2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만난 미국 예일대 화학환경공학과 김재홍 교수와 게리 브루드비그 교수, 홍승관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왼쪽부터). 이들은 전날 에너지·물 기후기술 혁신을 주제로 ‘2024 예일대-고려대 포럼’을 진행했다. 고려대 제공
“기후 변화로 인한 물 부족 문제가 국부 창출에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반도체 제조 각 공정에서 세정제로 사용되는 초순수는 필수 소재인데 물이 충분하지 않으면 공장을 증설할 수 없는 거죠.”
지난달 2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에서 만난 이 대학의 홍승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는 기후변화와 물 부족 문제에 지금보다 더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홍 교수는 고려대-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환경대학원장과 한국물산업협의회장도 맡고 있다. 홍 교수 옆에는 미국 예일대 물혁신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재홍 교수와 예일대 에너지과학원장 게리 브루드비그 교수가 자리했다.
고려대와 예일대에서 물과 에너지를 연구하는 교수들은 전날 현대자동차 후원으로 열린 ‘2024 예일대-고려대 포럼’에 참여하며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지난해 처음 한류를 주제로 열렸던 예일대-고려대 포럼은 올해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에너지·물 기후기술 혁신’이란 주제로 진행됐다.
폐수를 공업용뿐 아니라 마실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드는 기술은 지금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물을 재사용하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투입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탄소가 많이 발생하면 오히려 기후 변화를 더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물과 에너지 기술 혁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태양광 연계 그린수소 생산 시스템 분야에서 유명한 브루드비그 교수는 “첨단 신재생 에너지 기술을 융합한 저탄소 저에너지 물 재이용 기술이 계속 개발돼야 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도 하폐수 재이용 기술을 개발하고 초순수 생산 기술을 국산화하는 등 물 자원 활용에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사회적 인식 전환도 중요하다. 사막이 많은 중동은 마실 물이 부족해 식수 확보를 위한 물 재사용 기술에 매우 적극적이다. 한국 역시 해수 담수화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중동에서 많이 활용돼 왔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보급된 곳이 많지 않다. 홍 교수는 “해수 담수화와 물 재이용 등의 장기적인 국가 물관리 계획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가뭄이 왔을 때 해수를 담수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적극적으로 나왔다가 홍수가 나면 다시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이번 포럼을 계기로 두 대학은 에너지와 물 기후기술 분야 공동연구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또 포럼을 주기적으로 개최하며 두 대학 교수와 학생 간 교류를 확대할 방침이다. 연구 및 기술 개발 협력과 더불어 전문지식을 갖춘 인재를 함께 양성한다는 취지다. 홍 교수는 “학교 차원에서 창업 지원 프로그램 등을 확대해 개발한 물·에너지 기후기술을 상용화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