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상반기 결산을 위해 진행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단행한 인사에선 여성 간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2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0차 전원회의 확대회의(6월 28일~7월 1일)에서 당 중앙위원회 위원과 후보위원, 당 부장 등 핵심 보직 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리두성 당 근로단체부장이 해임되고 그 자리에 임명된 김정순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다. 김정순은 이번 인사에서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도 보선되며 입지가 많이 올랐다.
북한에서 당 부장에 여성이 임명된 사례는 과거 박명순 경공업부장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생 김경희 경공업부장 등 종종 있었지만 매우 드물었다.
특히 이번에는 북한 내부의 사상과 결속을 담당하는 핵심 부서장에 여성을 발탁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기존 근로단체부장은 여맹보다 더 큰 조직인 청년동맹이나 직총 출신들이 주로 맡았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당 근로단체부장 직위에 여성이 임명된 사례와 여맹 위원장이 바로 당 부장 직위에 임명된 사례는 모두 김 총비서 집권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북한이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북한은 경제난과 저출산, 청년 사상 단속 등의 사회, 경제적 문제 해결에서 어머니들의 역할을 부각해 왔다.
실제 이후 올해 들어 여맹을 중심으로 공장, 광산 등 일손이 부족한 경제 현장으로 여성 노동자들의 자원 진출이 잇달았다.
김정순이 근로단체부장에 임명되면서 공석이 된 여맹 위원장에는 전향순이 임명됐는데 신문에 신임 내각부총리, 재정상과 나란히 사진이 배치돼 눈길을 끈다. 여맹 위원장 자리의 위상이 그만큼 격상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같은 여성의 약진을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는 김 총비서의 딸 주애를 의식해 여성 지위를 부각하는 작업이 진행 중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향후 주애의 입지 공고화에 도움이 되기 위한 사전 포석의 일환으로 북한에서 여성도 요직을 맡을 수 있다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