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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민단체 “6월 모의평가 수학서 ‘킬러문항’ 4개 출제”

입력 | 2024-07-02 15:15:00

사교육걱정없는세상, 6월 모의평가 '킬러문항' 분석
수학 공통 20·22번, 미적분 28·30번 등 네 문항 지적
"검토 강화하고 공교육정상화법에도 수능 포함해야"



ⓒ뉴시스


수험생들에게 너무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나 논란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 수학 영역에서 교육과정을 위반한 킬러문항이 출제됐다는 교육시민단체 주장이 제기됐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2일 오전 용산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25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수학 영역 4개 문항이 “고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나 출제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교육과정 위반을 지적한 문항은 수학 공통과목 20번과 22번, 선택과목인 ‘미적분’ 28번·30번이다.

미적분 30번은 대학 수준의 내용을 알면 풀이에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삼각함수의 덧셈정리를 묻고 있는 이 문항은 EBSi 가채점 결과 정답률이 4%에 그쳤다.

사걱세는 “대학에서 배우는 수열에 대한 단조수렴정리를 알고 있으면 더 유리하다”며 “EBS가 제시한 삼각함수의 점근선과 새로운 수열을 정의해 푸는 방법보다 더 직관적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했다.

단조수렴 정리는 대학 수학 ‘해석학’에 실린 내용이다.

사걱세는 삼각함수의 그래프와 성질에 대해 묻는 공통 20번을 두고는 “세 집합의 합집합의 원소의 개수를 구하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풀 수 있다”고 했다. 교육과정에서 정한 성취기준을 벗어났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집합과 원소의 개수와 관련된 내용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며 “교육과정에서 명시한 기본적인 삼각함수의 그래프와 성질을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공통 22번에 대해서는 현행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수열의 기호’가 포함돼 있다고 분석했다. 아래첨자에 근호가 있는 기호 표현(사진 속 빨간 표시)은 현행 교육과정에서 사용할 수 없는 표현이라는 주장이다.

사걱세는 미적분 28번을 두고 “역함수의 미분과 합성함수의 미분을 복합적으로 다루고 있다”며 “지나치게 복잡한 풀이과정을 포함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여러가지 미분법과 도함수의 활용에서 지나치게 복잡한 문제는 다루지 않는다’는 현행 교육과정 평가 방법 및 유의사항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사걱세는 이런 문제가 ‘수능에서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킬러문항을 배제하는 공정수능 원칙’을 준수하겠다는 교육부의 입장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분석은 지난 7~16일 중·고교 교사 14명과 교육과정 전문가 2명이 참여해 진행됐으며, 기준은 교육과정과 교육부 자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선행교육 예방을 위한 안내자료’ 등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사걱세는 “대입 시험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내용을 포함하는 문제가 출제될수록 학생들은 사교육에 의존하게 된다”며 “이는 사교육비 증가와 학생들의 학습 부담 및 학업 스트레스 증가,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교육부가 마련한 ‘수능 출제점검위원회’ 및 ‘수능 평가자문위원회’ 기능을 강화하고 구성원을 공개해 문항 출제·검토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국회가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정상화법)에 수능을 포함해 규제를 강화하도록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