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방송은 1일(현지 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5월 시성(諡聖) 자격을 부여했던 아쿠티스 복자를 교황청이 성인으로 공식 승인했다”며 “통상 성인 인정은 수십 년이 걸리지만, 아쿠티스는 이례적으로 빠르게 절차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1991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아쿠티스는 원래 비디오 게임과 컴퓨터를 좋아하는 평범한 소년이었다. 하지만 15살이던 2006년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성체의 기적을 정리한 웹사이트를 만들어 가톨릭 신앙을 널리 퍼뜨렸다. 어린 나이에도 온라인에서 열성적으로 복음을 전파해 ‘신의 인플루언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CNN 등에 따르면 성인 후보자들은 두 개 이상의 기적을 행한 것이 공식적으로 인정돼야 성인의 반열에 오른다. 아쿠티스는 2013년 췌장 질환을 앓던 브라질 소년이 아쿠티스의 유품인 티셔츠를 만진 뒤 완치된 일이 첫 번째 기적으로 인정돼 2020년 10월 복자 칭호를 얻었다. 2022년 자전거 사고로 중태에 빠졌던 코스타리카 여성의 어머니가 아쿠티스 무덤에서 기도를 올리고 딸이 열흘 뒤 회복한 일이 올해 5월 두 번째 기적으로 인정받았다.
교황청 매체 바티칸뉴스는 “아쿠티스는 2025년 희년에 성인으로 선포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공식적으로 성인이 되면 세계 가톨릭 신자들은 ‘아쿠티스’라는 세례명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세계 가톨릭 교회는 그의 이름을 딴 교구와 학교를 지을 수 있으며, 해마다 그를 기리는 축일도 생겨날 수 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