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 한때 161.72엔 美-日 금리 격차에 엔저 장기화… 日 내수 부진에 금리인상 어려워 엔화 가치 1% 떨어질 때마다… 韓수출액 증가율은 0.6%P 감소 수출 경합 자동차-부품 등 타격
최근 일본 엔화 가치가 37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이른바 ‘슈퍼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높은 국가부채와 내수 부진으로 엔저 현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원-엔 동조화로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대로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슈퍼 엔저’ 장기화 가능성
일각에선 ‘일본은행이 엔저 현상을 정상화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는 일본의 막대한 국가부채 때문이다. 일본의 정부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50%에 달한다. 올해 국채 이자 지급 예산만 9조6000억 엔(약 82조 원)일 정도로 이자 부담이 크다. 금리가 오르면 정부가 지급해야 할 이자도 불어나기 때문에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BNP파리바증권의 가와노 류타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이 지나치게 팽창한 정부 부채를 우려해 금리 인상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내수 부진도 통화 정책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물가 상승→임금 인상→소비 증가→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물가와 임금이 올랐는데도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아 선뜻 금리 인상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 경합도 높은 韓 석유제품 타격 불가피
최근 엔화와 동조 현상이 짙어진 원화 가치가 동반 하락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했고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1400원을 다시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한애란 기자 har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