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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공격’ 美 피해자, 北 등 상대 5조원대 손배소

입력 | 2024-07-03 03:00:00

“이란-시리아와 함께 하마스 지원”
美법원에 하마스 관련 北 첫 제소
승소땐 ‘테러 피해기금’ 통해 보상





“하마스가 우리 가족에게 준 아픔을 치유할 순 없겠지만 이번 소송이 정의 실현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계 미국인인 어머니 에이드리엔 네타 씨(66)를 잃은 아들 나하르 네타 씨. 그는 하마스에 무기, 자금 등을 지원한 북한, 이란, 시리아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의 원고로 참여하며 이같이 밝혔다.

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 씨를 포함해 하마스의 공격을 당한 피해자와 유가족 등 125명은 이날 “북한 이란 시리아가 재정, 군사, 전술 지원을 통해 하마스의 초법적인 살인 및 인질 납치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며 미국 워싱턴 연방법원에 최소 40억 달러(약 5조500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미 법원에서 하마스에 관한 사건으로 북한이 피소된 사례는 처음이다. 이번 소송은 미국 내 최대 유대계 단체 ‘반(反)명예훼손연맹(ADL)’이 대리한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기습 공격 당시 북한산 유탄발사기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하마스 대원이 북한산 대전차 무기 ‘F-7’을 소지한 사진, 북한제 122mm 방사포탄 또한 공개됐다. 이란은 하마스를 포함해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시리아와 이라크 내 시아파 무장단체 등에 무기와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시리아 또한 이런 이란을 직간접적으로 돕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고들이 승소해도 세 나라로부터 직접적인 보상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주유엔 이란 대표부는 이번 소송에 관한 질의에 언급을 거부했다. 북한, 시리아 또한 응답하지 않고 있다.

다만 승소하면 테러 희생자를 지원하기 위한 미 법무부의 ‘테러지원국 피해기금(USVSST Fund)’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압수된 테러지원국의 자산, 벌금 등으로 운영되는 기금이다. 미 법무부는 해당 기금 중 9억4000만 달러(약 1조3000억 원)를 하마스 공격 피해자에게 분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