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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들 “의협 주도 협의체 불참”… 내년 7500명 수업 가능성

입력 | 2024-07-03 03:00:00

[의료공백 5개월, 정부에 묻는다]
“의협 회장, 학생들 목소리 훼손”
2학기 수업에도 복귀 않을 방침
정부, 이르면 주내 유급방지책 발표





의대생들은 “의대 정원이 대폭 늘어나면 학습권이 침해될 것”이라며 대부분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이 유급될 경우 7500여 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들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는데 의료계에선 이 경우 의학 교육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범의료계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의대협은 올특위를 주도한 대한의사협회에 대해 “학생들이 철저히 배제된 협의체를 만들었다”며 “의료계 지위를 실추시키고 학생들 목소리를 훼손한 임현택 의협 회장의 독단적 행보를 수용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에 이어 의대생까지 올특위 참여를 거부하면서 정부와 의사단체 간 대화의 가능성은 더 희박해지게 됐다. 올특위는 의협과 의대 교수 등이 주축이 돼 만든 협의체로 대정부 투쟁과 협상을 이끌어 가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의대생들은 필수 의료 패키지와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등 ‘8대 요구안’을 내걸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수업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또 5월 서울고등법원이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각하하긴 했지만 판결문에서 “의대생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만큼 동맹휴학의 정당성이 있다며 교육부와 대학에 휴학계 수리를 요구하고 있다.

의대생들이 계속 수업을 거부해 유급될 경우 내년 1학기에는 올해 유급된 예과 1학년 3000여 명에 증원된 신입생까지 7500여 명이 함께 수업을 듣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이들이 계속 함께 학년을 올라가면 일부 대학에선 예과 및 본과 6년 동안 과거의 4배에 달하는 학생이 동시에 수업을 들어야 하는 사태가 생기는데 이 경우 수업 파행이 불가피하다.

다음 달 2학기 등록금 납부 기한 전까지 학생들을 설득해 수업에 참여시키려 했던 각 대학은 의대협이 강경한 입장을 되풀이하자 우려를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교육부는 이르면 이번 주 의대생 유급 방지를 위한 비상 학사 운영 지침을 발표할 예정인데 의대생 복귀를 이끌어낼 뾰족한 수단은 담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의대생 내부에선 의사 국가고시(국시)를 거부하자는 의견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강의실로 복귀하지 않으면 교육 여건이 악화되는 건 물론이고 나중에 인턴이나 레지던트를 할 때도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학생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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