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서 국제학술대회 열려 7년前 세계유산 잠정 목록 올라 9월 우선등재목록으로 신청 계획
전남 화순군 운주사 석불석탑군 중 하나인 와형석조여래불(와불·위쪽 사진)과 칠층석탑(아래쪽 사진). 화순군 제공
“다양한 형태의 석불상과 석탑, 별자리나 칠성신앙과 관련된 칠성석 등이 포함된 화순 운주사 석불석탑군은 한국뿐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입니다.”
지난달 전남 화순군청에서 한국, 태국, 일본, 파키스탄의 학자들이 참여한 ‘2024 화순 운주사 석불석탑군 세계유산 등재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일명 ‘천불천탑의 신비’로도 불리는 운주사 석불석탑군은 201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됐다. 신라 말 도선국사가 세웠다고 전하는 운주사는 동국여지지(東國輿地誌)에 고려 승려 혜명이 무리 1000여 명과 함께 천불천탑을 조성했다는 기록이 있다.
10∼16세기 말 조성된 다양한 석불과 석탑이 산등성이 곳곳에 있는데, 현재 남아있는 것은 석조불감(보물 제797호), 9층 석탑(보물 796호), 원형다층석탑(보물 798호), 길이 12m의 와불 등 석불 108구와 석탑 21기다.
학술대회에서 박경식 동국대 명예교수(사학과)는 “운주사 와불은 다른 와불과 달리 다리를 뻗지 않고 가부좌를 틀고 있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창의성을 갖고 있어 이것만으로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충분히 등재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또 “운주사 석불석탑군은 불교라는 틀 속에서 풍수, 도교, 천문학 등 다양한 문화·종교적 교류의 결정체로 매우 탁월한 가치를 가진, 세계 어느 나라 불교 사찰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석조 기념물의 보고”라고 설명했다. 화순군은 9월 국가유산청에 ‘운주사 석불석탑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으로 신청할 계획이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