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 사고현장에 한 학생이 쓴 추모글귀가 붙어 있다. 2024.7.2/뉴스1 ⓒ News1
지난 2일 뉴스1은 시청역 교통사고 현장에 붙은 한 학생의 추모글을 포착했다. ‘근처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라고 밝힌 이는 노트를 찢은 종이에 또박또박한 글씨로 애도 글을 적어 도로 가드레일에 붙였다.
쪽지에는 “어쩌면 퇴근 후 밥 한 끼 먹고 돌아가고 있던 그 길에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유명을 달리한 9명의 명복을 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오늘 아침 고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처음으로 아침부터 1시간 반 거리를 운전해 학교에 데려다주신 아빠께 감사 인사를 할 기회를 마련해주심에 감사드린다”며 “그곳에서는 여기서 못 누렸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고 사시길 바란다. 유가족분들께서도 평화와 안심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했다. 동시에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연습장은 비로 인해 군데군데 물에 젖었지만, 고등학생의 진심 어린 애도가 뚝뚝 묻어났다. 쪽지 아래쪽엔 국화꽃과 박카스, 비타500 등이 놓여있었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역주행 교통사고 추모공간에 희생자를 기리는 국화가 놓여 있다. 2024.7.3/뉴스1 ⓒ News1
반면 일각에서는 “이런 글은 그렇게 엄한 잣대로 평가하고 지적하기보다 같이 공감하고 아파하는 게 좋다”, “추모글에도 훈수질이냐”, “학생 입장에선 자기가 느낀 점 최선을 다해 명복을 빌며 쓴 편지일 텐데 너무 뭐라고 하지 말자”, “내용 보면 진정성 있다. ‘감사합니다’ 하나 때문에 저기까지 가서 손 편지 쓰고 붙인 사람한테까지 뭐라고 하냐” 등 댓글을 남겼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