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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1세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대선 TV 토론에서 보여줬던 깜빡하는 모습이 최근 더 빈번해지고 심해졌다는 증언이 터져 나왔다.
백악관 측은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 참패 원인을 잦은 해외 일정에 따른 피로로 돌렸지만 참모들과 동맹국 정상들도 그 정도에 놀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접촉한 사람들은 혼란과 무기력함, 일관적이지 않은 발언이 늘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6일 프랑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그는 나팔 소리에 맞춰 국기를 향해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등을 돌렸고, 참전 용사들과 악수하기 위해 예정된 의전에 따르지 않고 그들이 있는 곳까지 내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거의 들리지 않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으며,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날 본인의 연설에서는 지난 3월 국정연설처럼 힘차고 명료하게 말했으며 기운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다수 회의에서 예리한 모습을 보이고 잘 준비돼 있었지만 단체 사진을 찍는 도중 무리에서 혼자 떨어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그를 인도하는 장면이 포착된 바 있다.
이 장면은 바이든 대통령이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무리에서 이탈한 것으로 편집돼 인지능력 감퇴의 증거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잠시 행사에 동원된 부대원들에게 인사를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NYT는 이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자의 안내가 필요한 사람이라는 점을 암시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유럽 고위 관리도 지난해 가을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신체 상태가 눈에 띄게 저하됐다며 유럽인들은 이 광경에 충격받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백악관 관계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는 의혹에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일례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규모 드론·미사일 공격을 가했을 당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강경한 어조로 확전은 피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을 지켜봤던 참모들은 그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분명히 말하겠다”라며 “이란에 대규모 공격을 실행하면 그건 당신의 책임이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 토론회에서 자주 말을 더듬거나 말없이 허공을 응시하는 등의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민주당 안팎에서는 ‘대선 후보 교체론’이 불거지자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 직전 계속된 해외 일정에 따른 일시적 체력 저하 때문이었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