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이어 국민銀 0.13%P 올려 나머지 은행들도 “시장 상황 주시” 가계 대출 한달새 5조 넘게 불어 금융당국 “내주부터 은행 점검”
가계부채 증가세가 가파르자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이달 들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잇달아 인상하며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을 포함해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가파른 곳들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금리를 0.13%포인트 인상했다. 현재 주담대 혼합금리(5년 고정 후 변동) 기준 3.13∼4.53%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적정한 수준으로 조절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하나은행은 1일부터 주담대 금리 감면 폭을 최대 0.2%포인트 축소 조정하는 방식으로 금리 인상에 나섰다. 현재 주담대 혼합금리는 3.33∼3.73%다.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건 시장금리가 하락하며 대출 수요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6월 말 기준 3.67%로 지난해 말(4.16%)보다 0.49%포인트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고,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성 대출 공급이 늘면서 주담대 규모가 크게 늘었다.
반면 가계대출의 질은 낮아지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35%에서 올해 4월 0.40%로 상승했다.
금융감독원은 금리 하락 기대와 주택가격 상승 예상 등에 따라 하반기(7∼12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현행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및 스트레스 DSR 규제가 영업점 창구에서 제대로 적용되는지, 은행들이 연초 설정한 가계대출 경영목표(증가율 연 2∼3%)가 제대로 지켜지는지 등을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