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채 상병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한 3일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현직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을 추진 중인 민주당을 규탄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그제 이재명 전 대표 연루 사건을 수사한 검사를 포함해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탄핵안은 민주당의 당론 발의 2시간 만에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뒤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법사위에서 해당 검사들을 불러 조사한 뒤 본회의 처리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에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 전 대표를 위한 방탄 탄핵이자 민주당과 국회가 사법부의 역할인 재판권을 빼앗아 직접 재판하겠다는 위헌 탄핵”이라고 반발했다.
이번 검사 탄핵 추진은 이 전 대표와 민주당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 대놓고 분풀이성 정치 보복을 하겠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탄핵소추 대상에 오른 검사 4명은 모두 이 전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백현동 특혜 의혹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나아가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수사했던 이들이다. 민주당은 이들에 대해 각각 이런저런 ‘헌법·법률 위반’을 탄핵 사유로 들었지만 지난해 탄핵 소추됐던 검사 3명과 비교해도 위법 정황이 뚜렷하지 않다. 결국 향후 추가 수사나 공판 과정에서 검사들을 위축시키려는 협박용이자 사법 절차를 지연시키고 법원 판단에 영향을 미치려는 압박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그러니 민주당 안팎에서도 무리한 억지 탄핵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탄핵안의 본회의 보고 뒤 24시간에서 72시간 내 표결이 아닌 법사위 회부를 택한 것도 이런 시선을 의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해당 검사들을 법사위로 불러내 추궁함으로써 명분을 쌓겠다는 계획인데, 사실상 여론전을 통해 ‘정치재판’을 하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당내 일각에서조차 “수사 검사들을 불러다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면박을 주겠다는 것인데, 그게 ‘21세기 인민재판’ 아니고 무엇이냐”는 비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