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호아트홀 연세 리사이틀 佛 작곡가 샤미나드 곡 집중조명
13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프랑스 여성 작곡가 샤미나드의 작품을 중심으로 리사이틀을 여는 영국 피아니스트 스티븐 허프. 금호문화재단 제공
영국 대표 피아니스트 중 한 사람인 스티븐 허프(63)가 13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그는 2010년 KBS교향악단, 2019년 심포니송, 2017년과 2021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 무대를 가졌지만 단독 리사이틀은 2008년 이후 16년 만이다.
이번 무대에서 허프는 프랑스 여성 작곡가 세실 샤미나드(1857∼1944)의 작품을 집중 조명해 눈길을 끈다. 1부는 샤미나드의 ‘피아노를 위한 콘서트 에튀드 가을’과 ‘피아노를 위한 이전에’로 문을 연 뒤 리스트의 소나타 B단조를 연주한다. 이어 2부는 샤미나드의 변주곡 작품 49와 ‘숲의 요정’을 연주한 뒤 쇼팽의 소나타 3번으로 마무리한다.
샤미나드는 어린 시절부터 작곡의 재능을 인정받았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은 샤미나드의 피아노 작품을 즐겨 들었으며, 1901년 빅토리아 여왕의 장례식에서는 그의 오르간 전주곡이 연주됐다. 1913년에는 여성 작곡가 최초로 레종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듣기 좋은 선율과 부드럽게 흐르는 반음계가 특징이라고 평가된다. 작곡가 비제와 토마도 그의 작품에 찬사를 보냈다.
앨범 거의 모두를 버진클래식스, 하이피리언, 샨도스 등 영국 토종 레이블로 발매해 왔지만 그는 영국 외 호주 국적도 2005년 취득했다. 그는 호주 국적에 대해 “호주에서 태어났지만 세상을 떠나기 전 그곳으로 돌아가지 못했던 아버지를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허프는 작곡가이자 소설과 에세이집을 내놓는 작가, 개인전을 여는 화가이기도 하다. 그는 2022년 임윤찬이 우승한 밴 클라이번 콩쿠르를 위해 과제곡 ‘팡파르 토카타’를 작곡했고 임윤찬은 이 곡을 암보로 날렵하게 연주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 콩쿠르의 심사위원도 맡은 그는 뒤에 “준결선에서 임윤찬이 리스트를 연주할 때 초월적 경지라고 느꼈다. 손가락이 빨라서가 아니라 내면의 카리스마 때문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리사이틀에 이어 10, 11일에는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김은선 지휘 서울시립교향악단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을 협연한다. 김은선은 이날 프로그램 마지막 곡으로 올해 4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데뷔 무대에서 지휘했던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3번을 선보인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