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달러 중심의 국제금융통화체계가 불평등을 야기한다면서 이에 대응한 새로운 세계경제 질서 구축 움직임을 재차 옹호하고 나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낡은 세계질서의 붕괴가 촉진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러시아가 주도하는 신흥 경제국 연합체 브릭스에 현재 30여개 국가가 가입 의향을 밝혔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달러는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유지하고 공고히 하기 위한 도구이자 서방의 탐욕과 지배 야망이 반영된 정치경제적 과제 해결을 위한 실제적인 혹은 잠재적인 무기”라며 “서방 세력은 저들에게만 이득을 주는 국제금융통화체계를 발동하여 많은 발전도상 나라들의 자체 생산력과 무역 활동을 억제하고 그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이같은 달러 중심의 체계에 대응해 브릭스가 상호 간 무역에서 자국화폐를 사용하기 위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오는 10월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이같은 계획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브릭스가 “달러의 ‘왕권’에 압력을 가할 수 있으며 달러의 ‘최고지위’를 허물 수 있다”라고 지지했다.
또 “브릭스가 아직은 단일 무역 화폐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사실상 세계무역에서 차지하고 있는 달러의 패권적 지위를 허물고 있다”라면서 이는 “미국 중심의 낡은 세계질서가 붕괴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주장은 미국 중심의 국제 경제 체제를 비난한 것이지만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노동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과 “서방의 통제를 받지 않는 무역 및 상호 결제 체계를 발전시키겠다”라며 루블화를 이용한 결제 체계 가동을 시사한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신문은 지난달 27일에도 “미국 달러 지배 체계는 급속히 붕괴의 길로 내닫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를 배제한 ‘민족화폐’, ‘공동화폐’ 이용 움직임을 지지하며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